인공지능(AI) ‘알파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데미스 허사비스<사진>가 길찾기 능력을 보유한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길찾기 인공지능을 개발해 10일(한국 시간)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허사비스와 연구진은 이전에 개발한 알파고처럼 딥러닝과 강화학습을 활용한 길찾기 AI를 개발했다. 이 AI는 포유류가 공간을 인식할 때 활성화되는 ‘격자 세포’와 형태가 유사하다. 격자 세포란 동물이 길을 찾는 것을 돕는다고 해 ‘뇌 속의 GPS’로 불린다. 사람들 중 한 번 가본 길은 잊지 않고 잘 찾거나 처음 가는 길도 동물적인 감각으로 잘 찾는다면 이 능력이 뛰어난 것이다. 격자 세포는 마이브리트 모세르, 에드바르 모세르 노르웨이과학기술대 교수 부부가 처음 발견해 2014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지능은 학습을 거듭하며 길 찾기 실력이 점점 향상됐다. 격자 세포의 특징을 가진 신경망을 강화학습에 활용한 것이다. 연구진은 가상공간에서 꾸준히 길 찾기 훈련을 시켰으며 이 인공지능은 새롭게 바뀐 지형에도 적응해 더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을 찾아냈다. 특히 미로 찾기 게임에선 사람보다 뛰어난 길찾기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연구진은 기존 인공지능이 길을 찾던 방식보다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는 이정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사는 “이번 연구는 뇌과학 분야의 중요한 질문을 AI 기술을 이용해 접근한 사례”라며 “AI 기술은 뇌를 모방하는 데서 출발했지만, 앞으로는 AI를 이용한 실험이 뇌의 기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