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 잡아라…마케팅 인해전술 펼쳐

입력 2018-05-1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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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판촉에 막대한 돈 쏟아 부어…중국 3대 업체, 지난해 동남아서 처음으로 삼성 제쳐

▲위 그래프: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서 중국 3대 브랜드 점유율 추이. 단위 % 아래 그래프: 동남아 스마트폰 출하 대수 추이. 단위 만 대. 앞: 삼성전자/ 가운데: 중국(위에서부터 화웨이·비보·오포) / 뒤: 애플.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동남아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 세력이 맹렬히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수익성을 개의치 않고 광고와 판촉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동남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지난해 화웨이와 오포, 비보 등 중국 3대 스마트폰 브랜드는 동남아 주요 신흥 5개국에서 총 2980만 대를 팔아 삼성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들 3대 업체의 판매 대수는 2013년과 비교해 20배 급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이 통신기기를 놓고 중국을 강하게 견제하면서 화웨이 등 중국 업체는 신흥국 시장 장악에 올인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불교 사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보로부두르에서는 지난 3월 29일 밤 비보가 새 스마트폰 ‘V9‘을 공개하는 행사가 개최됐다. 현지 인기 가수들이 총집결했으며 무려 12개 TV 방송국이 생중계했다. 한 삼성 관계자는 “비보와 오포의 광고비는 무궁무진하다”며 “민간기업 같지 않다”고 혀를 내둘렀다. 중국 업체들 모두 스타를 기용해 지명도를 높이는 수법을 펼치고 있다.

스타 마케팅 이외 다른 방법도 펼치고 있다. 태국 수도 방콕 중심부의 지하철역들은 오포의 광고로 도배됐다. 비보는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과 2018년, 2022년 월드컵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동남아에서 축구 인기가 높아서 브랜드 파워를 더욱 높이려는 전략이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대형 쇼핑몰 ITC쿠닌간에 있는 스마트폰 판매점 공간은 온통 파란색의 비보와 녹색의 오포 간판이 채우고 있다. 한 매장 주인은 “중국 업체들은 판촉물을 공짜로 주는 것은 물론 광고 수수료도 내준다”고 말했다. 이 업체가 진열한 50대의 스마트폰 모두 비보와 오포 제품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상점은 물론 영업사원 개인도 1대당 수백 엔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리서치 업체 IDC의 젠슨 우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을 1대 판매할 때마다 매장에 떨어지는 이익은 삼성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이에 판매점들이 우후죽순처럼 늘면서 중국의 점유율 확대를 지지하고 있다. 태국에서 2015년 오포 판매점은 2000개 미만이었으나 지난해 9월 1만 개를 넘어섰다.

이미 스마트폰은 범용품화가 진행되면서 기능만으로 시장을 지배하기가 어려워졌다. 이에 중국 신흥세력들이 눈길을 끄는 대중 광고로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각인하고 동시에 대도시에서 시골에 이르기까지 판매망을 구축하는 등 철저한 물량 작전으로 동남아 시장을 공력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스마트폰 업체를 자국에서 내쫓으려 하고 있다. ZTE는 미국의 제재에 결국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축소했다. 이에 중국 업체들에 해외 신흥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계속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펼칠 수 있을지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상태에 있으며 동남아도 지난해 전년과 비슷한 1억 대로 주춤했다. IDC는 올해 동남아 스마트폰 판매는 약 1억500만 대로, 전년 대비 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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