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철회…전면 재검토

입력 2018-05-2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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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비스 중심의 새 판 짜기…합병비율 재조정 가능성 대두

현대차그룹이 추진했던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이 사실상 무산돼 재검토 된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반대와 주요 의결권 자문사의 잇따른 합병반대 권고에 가로 막혔기 때문이다. 개편안은 '지배회사 체제'와 '글로비스 활용'이라는 2가지 명제를 제외하면 합병비율과 방식 등이 원점 재검토된다.

21일 현대모비스는 29일로 예정됐던 주주총회를 취소했다. 안건으로 현대글로비스와 분할합병 승인권이 다뤄질 예정이었던 주총이 무산되면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역시 재검토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날 모비스와 글로비스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현재 체결돼 있는 분할합병 계약을 해제한 뒤 분할합병 안을 보완하고 개선해 재추진키로 결정했다.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은 '구조개편 안에 대해 말씀 드립니다'는 입장자료를 통해 "그룹 구조개편안 발표 후 주주들과 투자자 및 시장에서 제기한 다양한 견해와 고언을 겸허한 마음으로 검토해 충분히 반영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이번 방안을 추진하면서 여러 주주 분들 및 시장과 소통이 많이 부족했음을 절감했다"며 "더욱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여러 의견과 평가들을 전향적으로 수렴해 사업경쟁력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보완해 개선토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떠한 구조개편 방안도 주주들과 시장의 충분한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효과적으로 추진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3월 28일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와 규제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지배구조개편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애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지주사 전환 대신 지배회사 체제를 갖추고 순환출자고리를 끊겠다는 전략이었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 일가가 1조 원 안팎의 양도세를 납부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역시 개편안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때까지 그룹이 추진한 개편안은 순탄해 보였다.

상황 반전의 시작은 엘리엇 매니지먼트였다. 지난달 3일 엘리엇은 "현대차와 기아차, 모비스 주식을 약 1조 원 보유 중"이라고 밝히고 주주환원책 보완을 요청했다.

엘리엇은 "각 기업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더 세부적인 로드맵을 공유해 줄 것을 경영진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자사주 소각과 분기 배당 등을 결정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자사주 소각 비율이 크지 않고, 분기 배당 역시 배당의 확대가 아닌 '쪼개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결국 주총을 약 2주 앞두고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 ISS, 글래스루이스 등이 합병 반대 입장을 밝혔고, 국내 의결권 자문사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서스틴베스트 역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추진하던 개편안을 보완하고 재검토하기 위해 주총을 취소했다. 주주들의 충분한 이해와 적극적인 지지가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업계에서도 지배회사 체제와 글로비스의 활용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많은 부분이 재검토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역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전면 재조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주총 취소가 결정된 이날 정 부회장은 공식입장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그룹 구조개편안 발표 이후 주주 분들과 투자자 및 시장에서 제기한 다양한 견해와 고언을 겸허한 마음으로 검토해 충분히 반영토록 하겠다"며 "이번 방안을 추진하면서 여러 주주 분들 및 시장과 소통이 많이 부족했음도 절감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더욱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여러 의견과 평가들을 전향적으로 수렴해, 사업경쟁력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보완하여 개선토록 하겠다"며 "주주 분들과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폭넓게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순환출자고리 및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에 나섰다. 동시에 정몽구(오른쪽)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승계 작업도 병행할 수 있는 절묘한 대안이었다. 그러나 시장의 반발에 밀려 결국 개편안은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 해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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