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 측이 진에어 음성파일을 공개한 가운데, 음성 파일에는 엔진 결함 비행 의혹을 정면 반박한 진에어 측 입장과는 상반된 내용이 담겨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29일 JTBC '뉴스룸'은 지난해 9월 19일 진에어의 보잉 777기가 엔진의 중대 결함을 알고도 승객과 승무원 276명을 태우고 괌에서 인천까지 위험 비행을 강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당시 괌에서 정비사들이 나눈 대화의 음성 파일을 공개하며, 진에어가 엔진 결함에도 비행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정비사들의 음성 파일을 들어 보면 엔진의 핵심 연료 장치인 FMU 이상을 걱정하는 상황이 포착된다. 정비사 A가 "어때 지금? 엔진 돌려보니까?"라고 묻자 정비사 B는 "그대로입니다. 안 바뀝니다. 퓨얼이(연료가) 계속 나와요. FMU에 충격 주고 다시 한 번 체크해 보려고요"라고 답했다. 당시 정황을 보여주는 이 녹음 파일과 기록들은 국토교통부도 이미 확보한 상태다.
국토부는 결함 원인을 분석한 뒤 해당 기종 41대의 릴레이 관련 부품을 교체하라고 이미 진에어에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JTBC에 따르면 제보자들은 비정상적인 운행을 지시한 인물로 당시 정비본부장이었던 권혁민 현 대표이사를 지목했다.
제보자들이 공개한 음성 파일에서 권혁민 대표로 추정되는 남성은 실무자들에게 욕설까지 섞어가며 '자신이 설명하는 대로 조치해 인천으로 돌아오라'고 요구했다.
이 남성은 "이거 MEL(최소장비목록 규정) 걸면 되잖아. 아 XX 나 머리 아파 자꾸 얘기하지 마라. 이거 하고 와야 해"라며 "100% 하고 오란 말이야. 이의제기 말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뭘 워칭이야. 그래가지고 이거 체크해봤다. 그랬더니 됐다 이거야. 가서 설명하는 거지. 서지 현상 때문에 얘(밸브)가 안 된 건데, 이거 작동 안 될 수 있어. 그럼 이것까지 했다! 뭐가 문제야?"라고 결함 문제를 추후 어떻게 설명하고 대응할지에 대해서도 지시했다.
이에 대해 권 대표 측은 "당시 부품 교체 없이도 결함이 정상화돼 운항한 것"이라면서 "기술적으로 합당하다고 판단한 조치를 이야기한 것일 뿐 실무자들을 압박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24일 대한항공직원연대는 '진에어 탑승객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하는 위험한 비행'이라는 자료를 통해 지난해 9월 19일 인천-괌 왕복편 보잉 777 기종 항공기가 엔진 결함에도 불구하고 비행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권혁민 당시 진에어 정비본부장에 의해 자행된 명백한 위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권혁민 당시 정비본부장은 지난달, 조양호 한진 회장이 진에어 대표이사직을 내놓은 뒤 그 자리를 물려받아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