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기획 브랜드 순위권 포진…마음의 위안 찾는 소비심리에 프리미엄 상품도 강세
올 상반기 TV홈쇼핑에서는 올해 소비트렌드인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의 ‘소확행’과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가심비’를 충족시키는 상품들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었다. 특히 이미용품과 패션 부문에서 이 같은 소비패턴이 두드러졌다.
11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히트상품을 집계한 결과 가성비는 물론이고 가심비까지 뛰어난 상품들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장기화된 불황에 상품의 가격과 성능을 따지던 소비자들이 이 상품이 내 마음에 얼마나 위안과 만족을 줄 수 있는지도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GS샵의 올 상반기 히트상품 1위는 총 37만4448세트가 판매된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커버팩트’가 차지했다. 2013년 GS샵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지난 5년 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대표적인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다. 팩트 2개, 리필 3개에 추가구성 화장품 3종까지 제공하면서 6만9900원으로 뛰어난 가성비를 자랑하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며 고객들의 심리적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2위에 오른 ‘SJ와니’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손정완 디자이너와 GS샵의 협업 브랜드로 고가의 디자이너 의류를 합리적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 마니아층이 형성되며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외에 △산지애 씻어나온 사과(4위) △자연미학 침구세트(5위) △A.H.C 스킨케어(7위) △원더브라(10위) 등이 히트상품에 이름을 올렸다.
CJ오쇼핑은 자사의 패션브랜드 ‘엣지(A+G)’가 1위를 차지하고 순위권 내 패션 상품들이 6개나 올랐다. TOP 10에 오른 브랜드들의 주문량과 주문금액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약 26%, 52% 증가했다. 1위에 오른 '엣지(A+G)'는 지난 상반기보다 2배 이상 높은 52만7000여 건의 주문량을 기록하며 상반기(1월1~6월6일) 주문금액 452억원을 달성했다. CJ오쇼핑의 대표 브랜드 'VW베라왕'은 잡화 부문의 주문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며 2위에 올랐다. 상반기 기준 누적 주문금액 440억 원을 기록 중이다. 이미용품도 3개나 순위에 오르며 여전한 강세를 보였다. ‘오토 드라이롱 볼륨 고데기 세트’(4위)와 ‘티에스 탈모 방지 샴푸’(10위) 등 모발 관리 상품은 남성 고객들의 선택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홈쇼핑의 TOP10 순위를 살펴보면, 고급 소재,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롯데홈쇼핑 단독 패션 브랜드들이 전체 40%를 차지했다. 1위는 홈쇼핑을 통해 유명해진 뷰티 브랜드 ‘AHC’가 차지했다. 대기업 화장품의 홈쇼핑판매가 줄면서 우수한 기능과 합리적인 가격대의 중소 뷰티 상품들이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2위는 백화점 입점 브랜드 ‘아니베에프’가 차지했다. 상의, 하의, 재킷 3종 구성의 세트상품들을 10만원 미만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총 22만 3000세트가 판매됐다. 이밖에 △이경제 녹용(3위) △다니엘에스떼(4위) △마마인하우스by박홍근(5위) △LBL(Life Better Life)(6위) △조르쥬 레쉬(7위) △아이젤(izel)(8위) △에이지투웨니스(Age 20's)(9위) △지알앤 다이어트(GRN)(10위) 등이 히트상품 TOP10 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홈쇼핑은 유명 디자이너들과의 협업한 자체브랜드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1위는 정구호 디자이너와 함께 만든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J BY’가 차지했다. 2016년 론칭 이후 처음이다. 대표적으로 ‘J BY 썸머 코튼 티셔츠’의 경우 론칭 방송 1시간만에 3만 5000장 이상이 팔리며, 21억 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현대홈쇼핑 창사 이래 주문 수량 최다 판매 기록인 동시에 패션부문 최대 매출이다. 현대홈쇼핑이 올해 실용성과 가성비을 내세운 패션부문 자체브랜드 ‘밀라노 스토리’와 지난해 론칭한 프리미엄 브랜드 ‘라씨엔토’도 각각 8위와 9위에 기록됐다. 이외에 △조이너스(2위) △에이지투웨니스(Age 20's)(3위) △차홍 롤 고데기(5위) △A.H.C(6위) △순수 더 살롱 컬러 염색제(10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업계관계자는 “‘값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찾던 소비자들이 ‘다소 비싸더라도 심리적 만족을 느낄 수 있는 프리미엄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 불황이 가져온 또다른 실속 소비 트렌드다”고 올 상반기 히트상품 트렌드를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