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은 제너럴모터스(GM)의 고급화 전략에서 시작했다. 플래그십 세단 CT6는 ‘아메리칸 럭셔리’의 진수를 보여주며 국내에서 캐딜락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CT6가 소비자들을 매료하는 이유는 ‘특별함’ 때문이다. 이제는 다소 흔해졌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많아진 독일차들과는 달리, 미국차만의 특별함이 CT6에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CT6에는 미국 대륙의 웅장함과 함께 특유의 중후함이 담겨있다.
지난달 CT6를 타고 서울 마포구 신촌에서 충북 제천까지 질주해 봤다. CT6를 마주하자마자 고개부터 끄덕여졌다. ‘아! GM의 모델이 맞구나’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기 때문이다. GM의 대중 브랜드인 쉐보레와 확연한 차이가 있지만, 큰 틀에서 외부 디자인은 궤를 같이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GM 특유의 ‘각’을 살려 CT6를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ㄱ’ 자 구조의 램프와 캐딜락 고유의 오각형 전면부 그릴이 눈에 띄었다. 5.2m에 달하는 전장에서 미국 대륙의 기품을 느낄 수 있었다. 전장이 긴 덕분인지 중후함과 고급스러움은 배가 됐다.
실내 공간은 합격점을 줄 만했다. 양쪽으로 길게 뻗은 가죽 대시보드는 중후함과 고급스러움 그 자체였다. 센터페시아의 10.2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우수했다.
CT6는 2.0ℓ 터보와 3.6ℓ V6 등 2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구성된다. 이날 시승한 3.6ℓ V6 엔진을 장착한 차량은 최고 출력 340마력, 최대 토크 39.4㎏·m의 힘을 낸다. 여기다 4륜 구동 시스템이 바퀴마다 빈틈없이 힘을 전달해 안정감이 있었다. 고성능 엔진을 탑재해 시속 110㎞ 이상의 고속 중에서도 한 번의 주저함 없이 차량이 치고 나갔다. 고속 주행시 차량의 흔들림도 전혀 느끼지 못했다.
CT6는 투어, 스포츠, 스노 3가지 주행 모드가 운행할 수 있다. 속도감을 즐기기 위해서는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겠지만, 프리미엄 세단인 만큼 스포츠 모드만의 ‘엔진 굉음’은 느낄 수 없었다. 투어 모드와 비교하면 다소 차량이 가벼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연비는 의외였다. 회사 측이 밝힌 복합 연비는 10.2㎞/ℓ지만 서울 신촌에서 충북 제천을 왕복하는 동안 약 12㎞/ℓ의 연비가 측정됐다.
CT6는 일상에 흔한 멋에서 탈피해, 특별한 멋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는 모델일 것으로 보인다. 가격도 플래그십 세단 치고는 착하다. CT6 엔트리 모델인 2.0 터보의 판매가격은 6980만 원부터 시작되며, 프리미엄 3.6ℓ 라인업은 7900만~9605만 원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