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황금알 시장’으로 떠오른 의료기기 시장 개척에 나섰다. 원천기술을 확보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서두르고, 자회사를 통해 활로를 찾는 등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의 지주사 JW홀딩스는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다중 바이오마커 진단키트’ 원천기술의 일본 특허를 최근 취득했다. 췌장암 초기와 말기 환자에게서 각각 발현되는 물질을 동시에 활용해 암의 진행 단계별 검사가 가능한 진단 플랫폼으로 미국과 중국, 유럽에도 특허를 출원했다.
지금까지 췌장암 말기 환자에게서 주로 반응하는 암 특이적 항원 ‘CA19-9’을 검사하는 방법은 있었지만, 초기 환자군에서 나타나는 ‘CFB(보체인자B)’로 췌장암을 진단하는 원천기술은 JW홀딩스의 보유 기술뿐이다.
3월 연세대로부터 이 기술을 이전받은 JW홀딩스는 손자회사 JW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진단키트 개발과 기초연구, 임상시험 등을 추진하고 있다.
GC녹십자의 자회사 GC녹십자엠에스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체 개발한 당화혈색소(HbA1c) 측정키트 ‘그린케어 에이원씨(GREENCARE A1c)’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이 키트는 당뇨 증상의 중요한 지표인 당화혈색소를 자동으로 알려 준다. 기존 수동식 제품과 달리 혈액 채취부터 당화혈색소 상태, 문서 출력까지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GC녹십자엠에스는 국내는 물론 미주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전 세계 당화혈색소 진단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조5000억 원 규모다.
종근당의 자회사 경보제약은 의료용 엑스레이 제조 전문기업 HDT와 저선량 엑스레이 촬영기 ‘마인(MINE)’의 국내외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마인은 엑스레이 촬영 시 발생하는 방사선량을 기존 엑스레이의 40분의 1까지 줄인 저선량 엑스레이 촬영기다.
경보제약은 마인 공급에 주력하기 위해 메디칼팀을 신설, 소아과 및 엑스레이 촬영이 많은 정형외과, 통증의학과 등을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집중하고 있다.
한독이 2015년 설립한 의료기기 연구·개발(R&D) 자회사 한독칼로스메디칼은 저항성 고혈압 치료용 의료기기 ‘디넥스’를 개발하고 있다. 한독칼로스메디칼은 2016년부터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에서 디넥스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올해 국내 임상시험이 마무리되면 유럽에서도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다.
한국 의료기기 산업은 급속한 고령화에 힘입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6조1978억 원으로 2016년(5조8713억 원)에 비해 5.5% 증가했다. 매년 평균 성장률은 7.6%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