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4일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김영남 동지가 로씨야(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진행되는 국제축구연맹 2018년 월드컵경기대회 개막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12일 오전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영남 동지를 환송하는 의식이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있었다”며,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전광호 내각 부총리, 리길성 외무성 부상, 알렉산드로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 장청강(張承剛) 북한주재 중국대사관 대리 대사가 환송을 나왔다고 전했다.
다만,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구체적인 방러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월드컵은 14일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다음 달 15일까지 열린다.
북한은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탈락해 이번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하지만,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개막식 참석은 러시아와의 친선 관계를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개막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인 만큼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면담을 할지도 주목된다.
북한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때도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지만,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개막식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을 면담한 바 있다.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막 마친 상황인 만큼 이번 면담이 성사될 경우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북미 간 공동성명에 관한 내용을 공유하고 향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의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31일 평양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았다. 당시 연내 러시아 방문 의사를 확인하고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