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8~9월 중 런던 지점에 본국 국외 딜(deal)지원과 국외 네트워크 확보를 담당할 IB(Invest Bank·투자은행) 데스크를 신설하고 본국 인력 1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런던 IB데스크를 통해 유럽과 모로코, 터키 등 중동 내 진출한 지점과 허브 앤 스포크(Hub&Spoke) 전략도 구상 중이다.
하나은행 IB그룹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 대출규제로 한동안 미국 시장에 대체 투자가 늘어왔지만 미국 금리인상 효과로 최근 1~2년간 유럽 쪽 기초자산 투자가 늘었다”며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채널을 적극 활용하는 차원에서 런던 IB데스크 설치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연내 런던에 글로벌 IB데스크를 설치하며 유럽 시장에서 투자금융 부문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신한금융지주는 하반기 중 런던에 GIB(글로벌·그룹 투자은행) 데스크를 마련한다. 뉴욕, 상하이, 호찌민에 이은 네 번째 해외 GIB데스크다.
국민은행은 홍콩에 이어 다음 달 중 뉴욕지점에 두 번째 IB 데스크를 신설한다. 5월 법인에서 지점으로 전환을 완료한 국민은행 런던 지점에도 연내 IB 데스크를 설치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 뉴욕, 런던, 시드니, 싱가포르 지점에 IB데스크를 마련했다.
BOA(뱅크오브아메리카)와 MUFG(미쓰비시 은행), HSBC(홍콩·상하이 은행) 등 글로벌 은행의 전체 수익 중 해외 IB비중이 평균 40%대를 차지하는 것과 달리 국내 은행의 IB 비중은 3%대 수준으로 미미하다.
하지만 전년 대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최근 큰 규모의 딜을 따내며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3월 헨즈코퍼레이션(주) 모로코 현지공장 신축자금 외화신디론(1억2천만 유로)을 단독주선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미국 아레스 가스파이프라인 인수 PF 금융주선(1억4500만 달러)과 스타우드에너지 가스발전소 인수 PF 금융주선(1억 달러)을 이끌어냈다.
은행 간 해외 딜 공동 참여도 활발하다. 지난달 산업ㆍKEB하나ㆍ우리ㆍ신한ㆍ농협ㆍ부산 등 6곳의 은행은 지난달 에미레이트항공 A380 항공기 신조를 위한 클럽딜(1억7075만 달러)에 참여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럽 IB시장 진출은 국내 은행들의 IB 역량이 성숙화됨에 따라 선진국 시장과도 겨뤄볼 수 있는 기량이 됐다는 것”이라며 “유럽 시장 투자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