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평가 반영 않고 기관별 자율에 맡기기로…‘성과연봉제 강제 도입’ 전례 부담 작용한 듯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27일 “호봉제 폐지, 직무급제 도입 등 임금 체계 개편 여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며 “기관별 노사 합의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한국노동연구원을 통해 임금 체계 개편 방안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직무급 중심의 보수 체계 개편, 분야별 기능 조정 등 공공기관 관리 체계를 전면 개편해 공공기관의 혁신을 적극 뒷받침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직무급제는 직무의 내용, 난이도, 책임 정도, 요구 기술 등에 따라 임금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절반가량은 직무와 관계없이 근속 연수에 따라 자동으로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를 운용 중이다.
직무급제는 박근혜 정부에서 도입이 무산된 성과연봉제의 대안으로서 성격을 띤다. 정부는 2016년 1월 간부직에만 적용되던 성과연봉제를 비간부직(4급 이상)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경영평가 불이익을 내세워 기관들을 압박했고, 상당수 기관은 노사 합의에 따른 취업규칙 변경 과정 없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그 결과 정부 및 각 기관을 상대로 한 소송이 빗발쳤다. 이 같은 전례가 있는 만큼 정부는 향후 공공기관의 임금 체계 개편 여부 및 방향을 전적으로 기관별 노사에 맡길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발표될 가이드라인에는 각 기관이 임금 체계 개편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기관 유형별 직무급제 모델, 사례 등이 담길 예정”이라며 “임금 체계를 개편할지 말지, 어떤 방향으로 개편할지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문제이고, 정부는 어떤 방식으로도 이를 강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의 직무급제 도입 방침에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어 실제 임금 체계 개편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누군가는 임금이 하락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노사 자율에 맡겨 둬선 단기간 내에 결론을 내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