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에서 판매 중인 투싼과 쏘렌토 등 일부 SUV에서 에어컨 작동시 송풍구 백색가루 분출 현상을 확인하고 차량 39만여 대에 대해 무상수리에 나서라는 국토교통부 발표가 나왔다.
국토부는 27일 현대차와 기아차에서 판매 중인 투싼(TL)과 쏘렌토(UM), 스포티지(QR) 등 3개 차종 39만여 대 소유자에게 개별 통지 후 전면적인 점검 및 무상 수리 서비스를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앞서 해당 차량들의 차주들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동차 내부 에어컨 바람에 하얀가루가 발생해 마시며 살고 있습니다"라며 리콜해야 마땅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차량 동호회 게시판을 통해 같은 문제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현대기아차 측에도 불만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백색가루의 정체가 자동차 열교환기인 에바포레이터에서 산화 알루미늄 가루가 쏟아져 나온 것이라며 이를 '에바가루'라고 불렀다.
실제로 국토부가 한국교통안전공단을 통해 확인한 결과에서도 원인은 '에어컨 증발기'의 알루미늄 표면처리공정 불량이었다. 증발기 표면의 알루미늄이 부식되고 이로 인해 형성된 백색가루가 에어컨 가동시 송풍구로부터 분출된 것이었다. 해당 성분은 수산화알루미늄으로 확인됐다.
수산화 알루미늄은 소량일 경우 유해성이 미미하지만 많이 흡수할 경우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임종한 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산화 알루미늄이 몸에 노출되면 비교적 쉽게 배출되기 때문에 성인에게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라면서도 "다만 고령층의 경우에는 신장기능이 떨어진 상태기 때문에 산화 알루미늄 배출이 잘 이뤄지지 않게 되면 축적돼서 노인성 치매, 알츠하이머에 대한 발병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안전하게 에어컨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에어컨을 가동한 후 목적지 도착 5분 전쯤에 송풍으로 바꿔주는 것이 좋다"며 "그럴 경우 곰팡이 증식을 억제할 수 있고 에바가루의 증식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한 에어컨 사용법이라고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