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일감 부족으로 올 하반기에도 또 한 차례 인력 감축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조선 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해양플랜트 일감을 확보하지 못한 영향이다.
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날부로 해양플랜트 부문 임원의 3분의 1을 감축하기로 했다. 43개월 째 일감을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하면서 해양플랜트 공장이 8월부터 가동 중지에 들어가는 데 따른 조치다. 현대중공업 해양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는 것은 1983년 4월 해양공장이 준공된 뒤 35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부문에는 정규직 2600여 명과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 3000여 명 등 56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5년부터 3년에 걸쳐 모두 4000여 명을 희망퇴직시켰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 노조는 5월부터 사측과 벌여오던 임금·단체협약 협상에 대해 지난달 2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연말까지 2000명의 인력을 추가로 구조조정해야 한다. 회사는 지난 2016년 내놓은 자구안에서 전체 인력 1만4000여명의 30%가량(4200여 명)을 2018년까지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삼성중공업의 임직원은 1만600명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 3분기까지 충분한 일감을 확보하면서 다른 경쟁사에 비해 사정이 나은 편이다. 다만 대우조선해양 역시 글로벌 조선업계의 어려운 시황 등에 따라 사업을 축소하기로 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1조1018억 원이었던 매출액을 장기적으로 7조∼8조 원 규모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회사가 매출 규모가 축소되면 인력 감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