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니노미야 겐지 ‘산속 작은 료칸이 매일 외국인으로 가득 차는 이유는?’

입력 2018-07-0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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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결, 친절, 그리고 안도감을 팔다

청결과 친절 그리고 일본다움이 어떻게 세계를 상대로 팔릴 수 있는가를 다룬 책이 나왔다. 니노미야 겐지가 쓴 ‘산속 작은 료칸이 매일 외국인으로 가득 차는 이유는?’(21세기북스)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일본의 오래된 작은 시골 료칸이 어떻게 쟁쟁한 온천지역의 료칸들을 제치고 전국 3위에 오르게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저자는 일본 규슈 오이타현에 위치한 료칸 야마시로야의 주인장으로서 자신의 성공사례를 통해 지방의 작은 료칸이 특히 한국이나 대만을 비롯한 전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는 료칸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말한다. 내수용 사업으로만 간주했던 료칸이 세계 시장을 상대로 사업을 전개해 성과를 거둔 혁신 사례는 사업 현장에 있는 많은 사람에게 교훈을 주기에 충분하다.

료칸 야마시로야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해서도 아니고 유능한 인재를 투입한 결과도 아니다. 멀리서 방문한 고객들에게 ‘안도감’이란 가치를 제공한 것이 주효하였다. 저자는 자신의 성공 요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가족 경영 료칸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외국인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좀 더 나은 대접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안도감’이야말로 최고의 대접이라는 야마시로야의 기본 이념에 다다르게 되었다.”

저자는 큰 료칸은 큰 료칸에 맞는 방식이 있고 작은 료칸은 작은 료칸에 맞는 방식이 있다고 믿는다. 남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형편에 맞게 그리고 자신의 강점을 충분히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손님의 80%가 외국인이 된 것이나 가동률이 100%가 된 비결은 인터넷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의 고객들과 소통하는 것은 대단히 인상적이다. 특히 구마모토와 오이타 지진 이후에 야마시로야가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지진의 여파를 회복하고 정상적으로 영업을 개시한 데는 SNS를 통해 발신하는 정보 덕이 컸다. 대지진 이후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는 세계 3만7000여 명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유명한 온천지에 위치하지 않은 료칸이기에 저자의 글에는 절박감이 묻어 있다. 어떻게든 자신들이 갖고 있는 강점을 널리 알려서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갖은 아이디어를 찾고 실행에 옮기는 가족들의 노력은 감동적이다. 절실하게 구하는 사람에게 길이 열린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내용이 많다. 야마시로야가 크게 성공을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옛날 방식을 고집하는 료칸들은 사양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영자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점이 중요한데 저자는 “외국인 관광객의 흐름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판단한다.

저자가 외국인 관광객의 마음을 사게 된 것도 평범한 질문에서부터 시작됐다. “타국을 방문한 사람들이라면 무엇이 문제일까?” 이 질문에서 얻은 답은 너무나 평범하다. “외국인은 모든 활동에서 불안함을 가질 수 있다.” 여기서 사업 아이디어로 착안한 것은 외국인의 동선을 따라서 그들이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하나하나 제거하는 작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마음을 사로잡게 된다.

야마시로야에 도착한 사람들은 묻지 않더라도 “내일 일정이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을 받는다. 일정을 들은 담당자는 친절하게 일정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데, 이 과정에서 외국인 투숙객들은 걱정을 내려놓게 된다. 야마시로야가 제공하는 핵심 가치는 ‘안도감’이다.

책의 구석구석에 비용이 별로 들지 않는 작은 혁신 사례들이 가득 차 있다. 이처럼 잠재 고객을 위해 책을 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혁신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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