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시마’는 셀트리온이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류머티즘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의 치료에 적응증을 갖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종양괴사인자(TNF-α) 억제제 제품 중 가장 폭넓은 적응증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처(MFDS) 허가를 시작으로 2013년 유럽의약품청(EMA) 승인, 2016년 미국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았다. 현재 전 세계 80개국에 판매되며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램시마의 뒤를 잇는 세계 최초 혈액암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와 유방암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는 EMA 판매허가를 획득하고 FDA 심사가 진행 중이다. 트룩시마는 지난해 4월 영국을 시작으로 출시 1년 만에 유럽 18개국까지 유통망을 확대했다. 허쥬마는 EMA 허가 획득 4개월 만에 유럽 7개 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4월과 5월 FDA에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바이오의약품 품목 허가를 각각 신청했지만, FDA 정기실사 결과 보완요구 공문(CRL)을 받았다. 이에 셀트리온은 최근 추가 보완자료를 공식 제출했다. FDA는 추가 보완서류 접수 후 통상 6개월 이내에 해당 제품의 허가 심사를 마무리하기 때문에 연내 최종 허가 가능성이 크다. 셀트리온은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미국 허가를 획득하면 글로벌 제약사 테바(TEVA)를 통해 두 제품을 미국 시장에 신속히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램시마까지 총 3개의 항체 바이오의약품을 세계 최초로 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내놓게 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미 미국 시장에 진출한 램시마의 시장점유율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만큼 후속 제품 경쟁에서도 셀트리온 선발 제품의 후광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미국의 많은 암 환자들이 이른 시일 내 적정 비용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확보한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쥬마 판매 허가 및 론칭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셀트리온은 국내 10대 제약사(매출액 기준) 가운데 R&D에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2270억 원이다. 매출액(9491억 원)의 24.4%에 달하는 규모다. 올해 1분기에도 752억 원을 쏟아부으며 차세대 의약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램시마SC’를 비롯한 6개 항체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대장암 치료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인 ‘CP-P16’의 임상 1상도 진행되고 있다. 아바스틴은 세계 매출 65억 달러(7조3000억 원) 규모의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으로 국내에서만 지난해 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추가 성장동력이 될 항체 신약 개발에도 공들이고 있다. 종합독감 항체 신약 ‘CT-P27’은 31일 임상 후기 2상을 마칠 예정이다. 임상 3상은 전 세계 상용화를 위해 글로벌 임상 기관에서 대규모로 진행된다.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초 3상 진입이 전망돼 셀트리온의 첫 신약 상용화에 대한 희망이 커지고 있다.
CT-P27은 두 가지 항체 성분으로 이뤄진 복합치료제다. 지난 수십 년간 발생한 유행성·계절성 인플루엔자 및 인간에게 전염된 적이 있는 조류 매개 인플루엔자 대부분에 대해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타미플루’ 등 기존 약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밖에 항체와 약물을 결합한 ADC 기술이 적용된 유방암 치료제 ‘CT-P26’, 독감 백신 ‘CT-P25’, B형 간염 치료제 ‘CT-P24’, 광견병 치료제 ‘CT-P19’ 등도 개발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