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과 중국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흥행으로 판매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는 반면, 중국에서는 판매 확대 속도가 더딘 양상이다.
5일 현대차에 따르면 6월 미국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5% 오른 6만4052대를 기록했다. 5월 10.1% 증가세를 보였던 현대차는 2개월 연속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냈다. 기아차도 미국에서 5만6571대를 판매해 작년 6월보다 0.8%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의 6월 미국 판매는 12만623대로 9% 확장했다.
현대차의 미국 판매 실적 개선은 SUV의 영향이 컸다. 미국에서 지난달 현대차가 투싼, 싼타페, 코나 등이 3만939대 판매됐기 때문이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37%나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의 SUV 월간 판매가 3만 대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 4개월 연속 최고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이라 업계에서는 이를 매우 고무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투싼의 경우 전년 대비 62% 증가한 1만6173대를 판매하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소형 SUV 코나는 미국에서 출시 4개월여만에 판매량이 1만5000대를 육박했다. 지난달에는 4240대가 판매됐다. 세단 모델도 힘을 내고 있다. 엘란트라와 쏘나타, 아이오닉도 전년 대비 각각 34%, 5%, 7% 판매가 늘었다.
반면, 중국에서는 좀처럼 판매 확대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5만133대를 소매 판매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2% 상승한 수치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현지에서 개발해 생산한 차종을 잇따라 출시하며, 중국 시장 판매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한 금한령(禁韓領)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현지 SUV 시장 격화에 판매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수입차 관세 인하 조치도 현대차는 달갑지 않게 다가온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고급차를 포함한 경쟁 업체들의 할인 여력이 충분해 졌기 때문이다. 이미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해 놓은 현대차는 관세 인하의 이득을 챙기기 힘든 상황이다. 독일차를 포함한 고급차들의 가격 경쟁력 향상이 예상되는 탓에 현대차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