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가 라면시장에서 오랜 기간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우동과 얼큰한 국물의 조화다. 여기에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통째로 잘라넣어 해물우동의 깊은맛과 감칠맛을 배가시켰는데, 농심에서는 이 완도산 다시마가 너구리 개발의 ‘신의 한수’로 불린다.
농심은 국내 최대 다시마 산지인 전남 완도군 금일도(금일읍) 일대에서 다시마를 전량 구매한다. 뛰어난 품질의 완도 다시마를 넣어 흉내 낼 수 없는 너구리만의 풍부한 맛을 구현했다.
금일도 도장리 한병철 어촌계장은 “한국 대표 청정수역인 완도는 전국 다시마 생산의 70%를 담당하는데, 특히 이곳 금일도 다시마는 완도 내에서도 제일의 품질을 자랑한다”며 “너구리 맛이 좋은 이유도 원재료가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매년 평균 400톤의 금일도 건(乾)다시마를 꾸준히 구매하고 있다. 올해도 6월부터 본격적으로 거래되는 다시마를 구매하기 위해 완도군 금일도 다시마 위판장으로 달려갔다. 계획한 연 400톤 물량의 대부분을 6월 한 달간 이곳에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로 협력업체를 통해 경매에 참여하고 있으며, 매일 품질 좋은 다시마를 일정량 선별해 구매한다.
농심은 전남 완도에서도 제일의 품질을 자랑하는 금일도 다시마를 36년째 고집하고 있다. 이는 1982년 출시된 너구리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36년간 누적 구매량을 계산하면 1만4000톤이 넘는다. 농심이 한 해 구매하는 400톤의 다시마는 국내 식품업계 최대 규모로, 이 지역의 연간 건다시마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너구리 한 봉지에는 다시마 1개가 들어 있다. 이 다시마 조각을 너구리 누적 판매량만큼 바닥에 펼치면 8.6㎢ 정도의 넓이가 나온다.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크기다. 또한 다시마를 일렬로 정렬했을 때 그 길이가 지구 둘레의 6배 이상에 달한다.
농심의 완도 다시마 사랑은 완도 어민들의 소득으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상생경영의 사례로도 손꼽힌다. 완도 금일읍에서 다시마 양식을 하는 어가는 대략 450곳이다. 양식 어민들은 매년 5월 말~7월 초 다시마를 채취해 경매장에 내놓는다.
금일도 해조류 판매사업을 담당하는 완도금일수협 김승의 상무는 “너구리는 다시마 어가들의 판로 걱정을 덜어주는 효자상품”이라며 “너구리 판매가 다시마 소비로 이어지고 결국 완도 어민들의 소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는 어촌 경제의 안정과 활력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