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혜화역 인근서 열린 '제3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 현장에 다녀온 뒤 "국민들께 송구스럽고 마음이 무거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혜화역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현장에 조용히 다녀왔다"며 "많은 여성들이 노상에 모여 함께 분노하고 함께 절규하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직접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스크린과 스피커를 이용해 전해지는 참가자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들었다.
그는 "참석자들은 뜨거운 땡볕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촬영을 비롯해 성범죄를 근절하지 못하는 국가기관과 우리 사회 전반의 성차별을 성토했다"며 "국무위원의 한 사람이자, 여성인권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국민들께 송구스럽고 마음이 무거웠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그동안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보다 안전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또, 정 장관은 "혜화역에서 외친 생생한 목소리를 절대 잊지 않고, 불법촬영 및 유포 등의 두려움 없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안전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집회에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주최측 추산 6만 여명(경찰 추산 1만7000여명)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여성 경찰관 90% 비율 임용 △여성 경찰청장 임명 △문무일 검찰총장 사퇴 △판검사 등 고위 관직 여성 임명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촬영·유포·판매·구매자에 대한 강력 처벌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