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사는 세상] ‘B2B’ 영역 진출...집 밖으로 나간 ‘AI 스피커' 더 똑똑해졌다

입력 2018-07-09 10:12수정 2018-07-0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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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편의점 직원이 매장에 설치된 SK텔레콤 AI서비스 ‘누구’에 저온 배송 차량의 현재 위치를 묻고 있다. 사진제공= SK텔레콤
SK텔레콤이 국내에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를 처음으로 공개하던 2016년 말 AI 스피커의 기능은 단순했다. 음악 재생, 날씨 검색 등과 같은 단순한 질문만 가능했다.

불과 1년 사이 AI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IT 업체들이 뛰어들기 시작했고, KT ‘기가지니’, 네이버 ‘클로바’, 카카오 ‘카카오 미니’ 등이 잇따라 출시됐다. AI 서비스는 홈 IoT와 연동, 가전제품을 음성으로 켜고 끄는 가정 내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 덕분에 일반 가정에 판매하는 B2C 사업이 주류가 됐다.

국내 AI 선도 업체로 꼽히는 SK텔레콤과 KT는 기존 B2C 사업을 넘어 B2B로 AI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산업계 전반에 AI를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AI 스피커 ‘누구’를 CU 편의점에 배치, 매장 근무자의 ‘도우미’로 활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집 안에서 개인 고객을 상대하던 누구를 편의점 등 기업 서비스(B2B) 영역으로 확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4일부터 BGF리테일의 CU 전국 100개 매장에 ‘누구’를 도입, 매장 운영에 활용하고 있다. 우선 100개 매장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전국 CU 매장에 누구를 투입할 계획이다.

누구는 편의점 CU 계산대 옆에 배치돼 본사 공지사항부터 조작 매뉴얼에 이르기까지 근무자들이 묻는 매장 운영 관련 200여 가지의 질문에 대답한다. 지금까지 매장 근무자는 편의점 운영 과정에서 궁금한 상황이 발생하면 본사에 직접 문의하거나 컴퓨터에서 찾아봐야 했다. 이제부터는 근무자가 ‘누구’에게 질문하고 ‘누구’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의 정보를 찾아 답해 준다.

이와 함께 매장 직원은 누구를 통해 하루에도 3번 이상 편의점을 찾아오는 냉장·냉동·주류 물류 차량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도시락 재고가 떨어진 걸 확인한 매장 근무자가 “아리아, CU 배송 차량 위치 알려줘”라고 요청하면 “현재 저온 배송 차량은 2개 점포 전에 있으며, 도착 예정 시간은 11시 30분입니다”라고 답하는 식이다.

물류센터 및 편의점 기기·전자제품·내부시설 A/S 전화번호도 가르쳐 준다. 이번 CU편의점 AI 서비스는 SK텔레콤이 개발 중인 오픈 플랫폼 베타 버전의 ‘1호’ 서비스다. SK텔레콤이 준비 중인 오픈 플랫폼은 개발 언어가 아니라 GUI(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 기반으로 이뤄져 코딩을 모르는 비개발자도 서비스를 쉽게 개선할 수 있다. 앞으로 CU 측이 손쉽게 서비스를 자체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상호 SK텔레콤 서비스플랫폼사업부장은 “이번 ‘누구’ 서비스의 편의점 CU 적용은 인공지능의 영역을 B2B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SK텔레콤은 조만간 전문 개발자가 아니어도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GUI 기반의 오픈 플랫폼 공개를 통해 인공지능 대중화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올 3분기까지 누구를 비스타 워커힐 서울호텔 객실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호텔에서는 조명·커튼·온도 등을 음성으로 제어하게 되며 고객이 입실할 때는 웰컴 음악으로 손님을 맞이한다. SK텔레콤은 추가 테스트를 거친 후 하반기 중 개발용 오픈 플랫폼을 공개한다.

▲KT AI스피커 ‘기가지니’의 신규 컬러, 스페셜에디션 등 기가지니 라인업.사진제공= KT
통신 업계 라이벌 KT도 자사 AI 서비스 ‘기가지니’의 활용 대상을 가정뿐만 아니라 자동차, 호텔 등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기가지니를 출시한 이후 ‘스마트 홈’ 토털 서비스와 연동해 금융, 홈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KT는 앞으로 자동차(커넥티드카), 호텔 등 다양한 생활 공간으로 AI 서비스 영역을 확대한다. 그동안 AI 동화 서비스 ‘소리동화’, ‘오디오북’을 통해 키즈·교육 사업을 강화했다면 앞으로 B2B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KT는 현대자동차와 제휴해 집이나 사무실의 기가지니로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커넥티드카는 집에서 음성으로 차량 상태 확인은 물론 시동 걸기, 히터·에어컨 켜기, 도어락 및 비상등 제어가 가능한 서비스다. 조만간 자동차에서 가정의 전등을 켜고 끄는 등 홈 IoT 기기를 지원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KT는 지난달 국내 특급호텔과 제휴를 맺고 AI를 바탕으로 호텔안내, 객실서비스, IoT제어, 다국어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AI컨시어지’ 서비스를 출시했다. AI 호텔 서비스는 조명, 냉난방 제어뿐 아니라 알람, 교통, 날씨 등 생활비서 기능까지 포함된다. 목소리뿐 아니라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호텔향 기가지니 전용단말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한글과 영어를 지원하며 앞으로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KT는 AI컨시어지를 내세워 호텔 등 숙박 업종에 AI 수요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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