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부진으로 자본잠식 상태...재무통 정성필 대표로 환골탈태 나서
CJ푸드빌 수장이 재무관리 전문가로 바뀌면서 해외 사업에서의 만성적인 적자를 해결하고 수익을 내는 환골탈태를 이뤄낼지 관심이 쏠린다.
CJ그룹은 지난달 말 CJ ENM의 출범에 따른 연쇄 인사 조치로 정성필 CJ CGV 국내사업본부장(상무)을 CJ푸드빌의 새 대표로 선임했다. 구창근 전 대표는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 부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CJ푸드빌의 새 수장이 된 정성필 대표는 CJ헬로비전과 CJ CGV의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지낸 재무·관리통으로 지난해 3월부터 CGV 국내사업본부를 맡아 착실히 현장 경험을 쌓아왔다. CJ푸드빌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CJ CGV 사업본부장으로 국내 영업을 총괄했다.
CJ푸드빌이 현재 연결기준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어 신임 정 대표의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무통인 정 대표로 수장을 바꾼 것도 이러한 CJ푸드빌의 재무구조 개선의 역할을 기대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CJ푸드빌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4275억 원, 38억 원의 영업손실, 325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해외사업에서의 적자 탓이다.
CJ푸드빌은 현재 중국, 미국,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자회사만 10개에 달하는 등 공격적으로 해외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해 지난해 해외 자회사는 대부분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수년째 적자 상태다.
해외 사업 부진으로 손실이 쌓이면서 지난해 누적 결손금만 1691억 원에 달한다. 전년 결손금은 1264억 원으로 1년 만에 결손금이 427억 원이나 불어났다. 자본 총계는 납입자본금 729억 원과 신종자본증권, 주식발행초과금 등을 모두 제하고도 마이너스 371억 원을 기록해 자기자본이 납입자본보다 적은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부채비율 역시 좋지 않다. 2016년 부채비율은 자본 총계 66억 원, 부채 총계가 5355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8127%에 달했다. 작년의 경우 부채 총계가 6805억 원으로 증가했음에도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 상태여서 부채비율은 의미가 없다.
이에 CJ푸드빌은 효자 브랜드인 투썸플레이스의 분리 및 지분 매각, 빕스 버거 등 실험 브랜드를 정리했다. 해외사업도 임대료 대비 수익이 나지 않는 비비고 등 일부 매장은 철수했다. 투썸플레이스의 총 매각 금액은 약 1300억 원으로, 이에 따른 부채비율이 629%로 개선된다. 하지만 근본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이루려면 그룹의 추가 지원을 비롯해 해외사업에서 근본적인 영업현금 창출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공격적으로 확장한 해외사업에서 영업 적자 기조를 탈피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202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 50% 이상, 글로벌 상위 10위 외식 전문기업 진입을 목표로 하는 이상 유동성 보충을 위한 조치들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