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초격차 반도체 기술’로 글로벌 메모리 최강자의 지위를 재확인했다. 1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모바일용 D램은 5G와 인공지능(AI) 시대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매번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초격차 기술을 선보이며 추격자를 따돌려 왔다. 1983년 ‘64Kb D램’을 처음 개발한 뒤 1992년 ‘64Mb D램’ 세계 최초 양산에 성공했다. 이후 △50나노급 1Gb MDDR(2009년) △40나노급 2Gb MDDR(2010년) △30나노급 4Gb LPDDR2(2011년) △20나노급 4G LPDDR3(2013년) △20나노급 8Gb LPDDR4(2014년) 등을 세계 최초 양산했다.
2017년에는 역대 최고 수준의 공정 개발 난제를 극복하고 세계 최초 10나노급 D램을 양산하며 추격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 올해에는 ‘16Gb DDR5 D램’과 ‘8Gb LPDDR5 D램’ 개발을 완료하며 차세대 시장을 주도할 프리미엄 D램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삼성은 2014년 8Gb LPDDR4 D램을 양산한 지 4년 만에 ‘10나노급 8Gb(기가비트) LPDDR5 D램’을 개발하며 차세대 LPDDR5 시대를 열었다.
이번 ‘10나노급 8Gb LPDDR5 D램’은 현재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된 모바일 D램(LPDDR4X, 4266Mb/s)보다 1.5배 빠른 6400Mb/s의 동작 속도를 구현한 제품이다. 이는 1초에 풀HD급 영화(3.7GB) 약 14편 용량인 51.2G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속도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전체 셀 영역에서 단위당 관리 구역을 16개(8Bank → 16Bank)로 늘려 데이터 처리 속도는 높이고 전력 소모는 줄였다. 초고속 특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속 동작을 검증하는 회로(High Speed Training Scheme)도 탑재됐다.
특히, 소비전력량을 감소시키기 위해 동작모드(Active)에서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의 속도 변화에 맞춰 D램도 동작 전압을 낮추거나 불필요한 쓰기 동작을 실행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대기모드(Idle)에서는 초절전 동작 모드(Deep Sleep Mode)를 제공, 기존 제품보다 소비전력량을 최대 30% 줄여 스마트폰의 성능 향상은 물론 배터리 사용시간도 더욱 늘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기반으로 모바일 고객들에게 풀HD 대비 4배 고화질인 UHD기반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8Gb LPDDR5 D램’은 1.1V에서 6400Mb/s로 동작하는 제품과 1.05V에서 5500Mb/s로 동작하는 제품 2개 라인업으로 구성해 차세대 스마트폰과 자동차용 시스템 시장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을 통해 한 단계 높은 프리미엄 D램 시대를 열어 차세대 모바일, 오토모티브 시장을 동시에 창출한다는 포부다.
삼성의 차세대 모바일 D램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엑시노스 9820 칩셋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갤럭시S10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출시한 지 10년을 맞아 선보이는 삼성 스마트폰의 새역사를 쓰는 상징적인 제품이다.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꼽히는 5G 구현과 역대 최고의 퍼포먼스를 구현하기 위해 DDR5는 여러모로 의미 있는 핵심부품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최신 라인에서 차세대 D램 라인업(LPDDR5, DDR5, GDDR6)의 적기 양산 체제를 구축해 고객 수요 증가에 차질 없이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에는 글로벌 칩셋 업체와 8GB LPDDR5 모바일 D램 패키지(8Gb LPDDR5 D램 기반, 8Gb x 8개)의 전체 동작 검증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