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성장’ 없는 육계산업…수직계열화 이점도
체리부로의 공모 흥행은 육계산업의 독특한 특성에서 기인한다. 국내 도계수는 소비선호도의 꾸준한 증가로 2008년 이후 연평균 7.2%씩 증가하고 있다. 특히 닭고기는 기타 주요 육류보다 유통이 신선도에 미치는 영향이 커 국내산 선호도가 99.7%로 절대적이다. 때마다 반복되는 전염병 파동에도 국내 육계시장에 역성장이 없었던 배경이다.
특히 국내 육계산업 내에서는 경쟁력 없는 기업이 급격하게 도태되면서 과거 200여개에 달하던 회사들이 대부분 정리되고 현재 60여 곳이 남은 상황이다. 이마저도 상위 10개 기업이 근소한 차이로 점유율 대부분을 독식하며 경쟁하고 있다.
특히 체리부로는 업계 1위인 하림에 이어 두 번째로 전 방면에서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원종계·사료·도계·방역·계열사판매 등 전 방면에서 직영화 비율이 높고 원재료 자급까지 가능한 수직계열화 완성도가 높을수록 경쟁력이 우수하다.
2015년까지 육계산업 내 6개 대기업 중 시장점유율에서 4~5위권이던 체리부로는 지난해 2위인 마니커의 시장점유율(9.8%)을 바짝 따라잡으며 9.5%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육계산업의 대형화와 기업화에 가속도가 붙으며 6개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은 2013년 이전 40%대에서 지난해 57% 이상으로 상승세다. 하림에 이어 유일하게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체리부로의 공모청약이 엄청난 경쟁을 보인 배경이다.
체리부로는 유통 단계별·채널별 핵심 브랜드 확보를 기반으로 내부매출이 지난해 21%에서 올해 30%로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2014년 이후 평균 매출성장률은 10.5%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613억 원, 246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염병 파동 때마다 흔들리는 주가…실적엔 큰 영향 없어
닭고기 회사들은 때마다 반복되는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전염병 파동에 주가가 크게 흔들린다. 체리부로 역시 상장을 앞두고 지난해 AI 사태가 불거지면서 동종업계 하림, 동우팜테이블, 마니커 등의 주가가 크게 하락해 가치평가에 애를 먹었다. 달걀 살충제 성분 검출 사태는 실제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외에도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성추행 혐의가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등 프랜차이즈 시장 전반에 대한 갑질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는 악재도 있었다.
당시 상장(IPO) 간담회에서 체리부로 측은 “AI 등 전염병 파동 이후에는 공급부족이 발생해 오히려 매출이 느는 현상이 반복된다”며 “달걀 살충제 파동 등은 해당 기간 실적에 영향을 주지만 전반적인 매출액 수준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2세 경영권 시동…주가 회복 탄력
큰 관심을 끌었던 상장과 달리 체리부로 주가는 한 번도 상장일 시초가(5020원)를 회복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하락세를 보여 왔다. 이달 초에는 주가가 264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2세 경영인으로 최대주주 변경 소식이 전해진 후 주가가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체리부로는 최대주주가 김인식 외 6인에서 한국일오삼으로 변경된다고 공시했다.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인 한국일오삼이 19만5000주를 장내 매수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일오삼은 현 김인식 체리부로 회장의 아들인 김강흥 전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김 전무는 한국일오삼 지분 73.16%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매수로 한국일오삼은 체리부로 주식 22.23%를 보유하게 됐다. 김 전무는 개인 명의로도 체리부로 지분 7.31%를 보유하고 있다.
체리부로는 향후 마트 등 전통적인 유통보다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진출해 원재료 시장에서 벗어나 B2C(소비자대상)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동양종합식품을 약 90억 원에 인수한 것 역시 해당 부분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지난해 IPO 간담회를 직접 진행한 김 전무는 “현재 국내 육계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대응하는데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제주도 종계장 등을 활용한 중국 수출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