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불똥’ 고용보험기금 고갈 우려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정해지면서 소상공인들의 4대 보험료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을 통해 10인 미만 사업장에 사용주와 월 급여 190만 원 미만의 저소득 근로자의 국민연금, 고용보험 일부를 지원하고 있지만 내년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월 급여 190만 원 이상이 되면 지원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는 주휴수당 20%와 4대 보험료까지 추가하면 임금이 사실상 1만 원을 넘어서기 때문에 운영이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또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최저임금과 연동된 실업급여·육아휴직급여 등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과 연동되는 것은 고용보험법, 재난안전법, 사회보장기본법, 북한이탈주민법 등 16개 법과 31개 제도에 달해 최저임금 파급 범위는 경제 전반에 이른다.
고용보험법에 따라 실업급여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90%로 설정돼 있다. 올해 최저임금이 작년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실업급여 일일 하한액(최저임금의 90%)이 5만4216원으로 올라 기존 상한액(5만 원)을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올해 실업급여 상한액이 6만 원으로 20%(1만 원) 올랐다. 실업급여 상한액이 1만 원 오른 것은 1995년 고용보험 도입 이후 처음이다. 상한액 인상에 따라 올해부터 한 달에 받는 실업급여도 최대 150만 원에서 180만 원으로 늘어났다.
내년에는 실업급여 지급 수준이 평균 임금의 50%에서 60%로 오르고, 지급 기간도 90~240일에서 120~270일로 늘어나 지급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6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은 5644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6%(1220억 원) 늘어났다. 이에 따라 올해 1~6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총 3조152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5869억 원) 증가했다.일·가정 양립 사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출산휴가 급여의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100%로 고용보험법 시행령에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월 급여의 1.3%인 고용보험 요율을 내년에 1.6%로 인상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고용보험료를 올려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계속 오르고 고용 상황이 악화하면 적자 전환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 추계에 따르면 기금은 2020년에 2073억 원 적자로 돌아선 이후 2025년에는 적자 폭이 2조6459억 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그 시기가 내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 폭이 큰 만큼 실업급여액이 증가하고 고용보험료율이 올라 전체 노동자와 사업주의 부담이 증가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악순환이 이어져 고용보험기금 압박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