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언론ㆍ국회 통제 내용 담겨…“국방부 특별수사단 법과 원칙따라 수사 기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2시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기무사가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 방안은 이미 언론에 공개된 바 있다”며 “계엄령 관련된 그 문서에 딸린 대비계획 세부 자료가 어제(19일) 국방부를 통해 청와대의 국가안보실과 민정수석실에 제출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2017년 3월에 작성된 문건으로 대비계획 세부자료는 단계별 대응계획, 위수령, 계엄선포, 계엄 시행 등 네 가지 큰 제목 아래 21개 항목 총 67페이지로 작성돼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계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보안유지하에 신속한 계엄 선포, 계엄군의 주요목 장악 등 선제적 조치 여부가 계엄 성공의 관건이라고 적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기서 목이라고 함은 길목의 목을 말한다”며 “또 대비계획 세부자료에는 비상계엄 선포문, 계엄포고문 등이 이미 작성돼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김 대변인은 “통상의 계엄 메뉴얼과 달리 합참의장을 배제하고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추천하는 판단의 요소와 검토 결과가 포함돼 있다”며 “대통령이 국정원장에게 계엄사령관의 지휘 통제에 따르도록 지시하고 있으며 국정원 2차장이 계엄사령관을 보좌토록 조치하는 등 국정원 통제계획도 포함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변인은 “구체적인 계엄사령부 설치 위치도 보고돼 있다”고 밝혀 단순히 당시 계엄령이 단순히 검토 차원이 아니라 실제 실행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와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어서 큰 충격을 준다.
국정원 통제계획에 대해 김 대변인은 “계엄 선포와 동시에 발표될 언론, 출판, 공연, 전시물에 대한 사전 검열 공고문과 언론사별 계엄사 요원 파견 계획도 작성돼 있었다”며 “이 내용에 따르면 계엄사 보도검열단 9개 반을 편성해 신문 가판, 방송통신 원고, 간행물 견본, 영상 제작품 원본을 제출받아 검열할 계획이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KBS, CBS, YTN 등 22개 방송과 조선일보, 매일경제 등 26개 언론, 연합뉴스, 동아닷컴 등 8개 통신사와 인터넷신문사에 대해 통제 요원을 편성하여 보도 통제하도록 했다는 것이 김 대변의 설명이다. 또 인터넷포털 및 SNS 차단, 유언비어 유포 통제 등의 방안도 담겨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에 대한 대책 마련과 관련해 김 대변인은 “20대 여소야대 국회 상황을 고려해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막는 방법이다”며 “이 방안에는 당정 협의를 통해 여당 의원들이 계엄 해제 국회 의결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있으며 여기에서 여당 의원이란 자유한국당을 말한다”고 얘기했다.
김 대변인은 구체적 실행방안도 소개했다. 그는 “여소야대 국회에 대응해 국회의원 대상 현행범 사법처리로 의결정족수 미달 유도 계획을 수립했다”며 “먼저 계엄사령부가 집회, 시위 금지 및 반정부 정치활동 금지 포고령을 선포하고 위반 시 구속수사 등 엄정 처리 방침 경고문을 발표한 후 불법 시위 참석 및 반정부 정치활동 의원 집중 검거 후 사법처리해 의결정족수 미달을 유도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중요 시설 494개소 및 집회 예상 지역 2개소, 집회 예상지역 2곳은 광화문과 여의도다”며 “그 2개소에 대해서는 기계화사단, 기갑여단, 특전사 등으로 편성된 계엄임무 수행군을 야간에 전차, 장갑차 등을 이용하여 신속하게 투입하는 계획도 수립돼 있었다”고 발표해 실제 군사쿠데타를 방불케 했다.
김 대변인은 “기무사가 작성한 세부자료는 ‘합동참모본부 계엄과’에서 통상의 절차에 따라 2년마다 수립되는 계엄실무편람의 내용과 전혀 상이함을 확인했다”며 “이 문건을 공개한 이유는 이 문건이 가지고 있는 중대성과 국민적 관심이 높은 만큼 국민에게 신속하게 공개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김 대변인은 “국방부 특별수사단도 이 문건을 확보하고 있다”며 “청와대는 이 문건의 위법성과 실행계획 여부, 이 문건의 배포 단위 등에 대해 국방부 특별수사단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