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법인이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인권 개선 활동 강화에 나선다.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 실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에 근무하던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사망하며 촉발된 ‘반도체 백혈병’ 분쟁의 당사자들은 24일 분쟁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의 향후 제안을 무조건 수용한다고 약속하는 서약식을 했다. 2007년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 직원 황유미씨의 백혈병 사망 이후 10년 이상 이어진 분쟁이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이들은 이날 서명한 합의문을 통해 향후 조정위가 마련할 중재안을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무조건으로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정위는 8∼9월 중재안 내용을 논의해 마련하고,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2차 조정 최종 중재안 내용을 발표한다. 이후 10월 안에 삼성전자가 반올림 소속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완료한다는 것이 현재 조정위가 제시한 시간표다. 앞으로 조정위가 마련할 2차 조정 최종 중재안에는 △새로운 질병 보상 방안 △반올림 피해자 보상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반올림 농성 해제 △재발 방지 및 사회공헌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중재안 전격 수용은 2월 초 석방된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해외 인권 개선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 23일부터 8월 6일까지 경영지원실 경력사원(대외 파트너십 전문가, 국제기구와 NGO)을 모집한다. 삼성전자 측은 “국제기구 또는 국내외 인권 관련 단체 근무 경력(5년 이상) 및 국제 인권 기준 관련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며 “국내외 인권 NGO(비정부기구) 근무경력이 5년 이상 있고, 글로벌 인권 NGO 활동과 트렌드에 대한 높은 이해를 갖춘 인재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곳곳 인권 단체 등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인 것이다. 특히 현지 법인이 있는 전 세계 각국에서 인권 관련 사회공헌 활동 등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초 유엔난민기구가 관리하는 카쿠마 지역 난민캠프에 저탄소 친환경 쿡스토브 1만 대를 지원하는 등 인권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 왔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난민캠프인 카쿠마 캠프에는 약 18만5000명의 난민이 체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