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태원 살인사건 유족에 3억6000만원 배상"…국가 부실수사 인정

입력 2018-07-2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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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 아더 존 패터슨(왼쪽). 피해자 조중필씨의 어머니 (연합뉴스)

'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조중필 씨의 유족에게 국가가 3억6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은 26일 조중필 씨의 유족이 부실수사의 책임을 물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유족에게 총 3억60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조 씨 부모에겐 각 1억5000만 원씩, 조 씨의 누나 3명에겐 각 2000만 원씩 지급하라는 판결이다.

재판부는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 유족들이 겪었을 정신적, 육체적, 물질적 피해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판결에 대해 조 씨의 어머니 이복수 씨는 선고 직후 힘없는 국민들이 힘들게 살지 않도록 법이 똑바로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족 변호사는 조중필 씨 가족들이 끊임없이 정보를 제공했음에도 수사기관이 수사하지 않은 점 등을 재판부가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고 조중필씨는 1997년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수차례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당초 검찰은 범행 현장에 있던 에드워드 리와 아서 존 패터슨 가운데 리를 범인으로 지목해 기소했지만 그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버린 혐의 등으로 유죄가 인정된 패터슨은 검찰이 출국정지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했다.

한편, 검찰은 2011년 재수사 끝에 패터슨을 진범으로 보고 그를 재판에 넘겼다. 그해 미국에서 체포된 패터슨은 2015년 9월 도주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돼 재판을 받았고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 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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