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댐 붕괴, 3000명 구조했으나 여전히 3000명 고립

입력 2018-07-2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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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국·구호단체 구조 지원 중이지만 세밀한 수색 어려운 상태…SK건설-서부발전 ‘책임공방’

▲24일(현지시간) 라오스 남동쪽 앗타푸주에서 수력발전 보조댐이 무너지면서 인근 지역 6개 마을을 휩쓰는 바람에 집을 잃고 이재민이 된 주민들이 가까스로 지붕에 피신한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앗타푸/로이터연합뉴스
라오스 남동쪽 앗타푸주에서 23일(현지시간) 건설 중이던 대형 수력발전 보조댐이 홍수로 불어난 수위를 이기지 못해 무너지면서 인근 지역 6개 마을을 덮치고 약 6000여 명의 이재민과 최소 26명의 사망자를 낸 가운데 26일 태풍 몬순이 더 많은 비를 뿌리면서 구조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이 때문에 여전히 많은 이재민이 고립된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태국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피해 지역에서 3000명 정도가 구조됐지만, 나머지 3000여 명은 여전히 고립돼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당국이 전날까지 공식 집계한 사망자는 26명이며 131명은 실종 상태다.

보트와 헬리콥터로 광범위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많은 지역에서 도로 접근이 완전히 차단돼 세밀한 구조가 힘든 상황이다. 주민들은 지붕 위로 피신하거나 대피 명령이 떨어진 직후 대피소로 이동했다.

이웃 국가인 베트남과 태국, 중국 등은 구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구호물자와 군인, 의료 인력들을 파견했다. 태국 정부는 15만 달러(약 1억 7000만 원)의 성금을 기부했다. 중국 외교부도 “라오스 재해 구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니세프(UNICEF)는 라오스 정부와 함께 6330여 명의 이재민에 대해 긴급 구호 물품 지원에 나섰다. 유니세프 라오스 지역 책임자인 옥타비안 비볼은 “홍수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전했다.

이번에 무너진 댐 시공에는 SK건설이 참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13년 2월 SK건설이 참여한 가운데 댐 건설에 착수했고 본격 운영은 올해 안에 시작될 예정이었다. SK건설 측은 사고 상황에 대해 “예상치 못한 양의 폭우가 내리면서 댐이 이기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댐 운영을 맡은 한국서부발전은 사흘 전부터 이미 침하가 일어났고 이에 제대로 보수를 하지 못하면서 결국 댐이 붕괴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25일 SK건설 안재현 사장은 렛 사이아폰 라오스 앗타푸 주지사와 면담을 하고 구조활동과 피해복구 작업에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SK건설은 사고 직후 헬리콥터와 보트 등 구조대원을 라오스에 파견한 상태다.

라오스 정부는 댐 건설을 통해 대대적인 전력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 지역 주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전력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으로 댐 건설을 밀어 부쳐왔다. 향후 20년 동안 짓기로 계획한 것만 메콩강 유역의 대형 수력발전 댐 11개와 보조댐 120개다.

미국에 기반을 둔 강 보호단체 인터네셔널리버스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번 댐 붕괴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이미 댐이 건설되던 때부터 줄곧 고통받아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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