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상납받는 데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2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검찰이 이명박 정부 때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1심에서 무죄ㆍ면소 판결을 받자 항소했다.
검찰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냈다. 검찰은 법원의 1심 판단이 사실관계를 오인하고 법리 판단도 잘못됐다며 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김성호ㆍ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준비한 총 4억 원의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에게 뇌물 방조와 국고손실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26일 1심 재판부는 국정원 특활비를 뇌물로 보기 어렵다며 뇌물 방조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또 국고손실 방조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면소 판결했다. 김 전 기획관이 국고손실죄의 구성요건인 ‘회계관계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 횡령죄가 적용된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특가법이 적용되면 김 전 기획관의 범죄는 공소시효가 10년이지만, 단순 횡령죄를 적용하면 공소시효가 7년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2008∼2010년 저질러진 김 전 기획관의 혐의는 공소시효를 지난 것으로 봤다.
검찰은 선고 직후 “국고손실죄는 특가법에 정해진 별도의 범죄로, 공소시효가 10년이므로 면소 판결은 부당하다”며 항소할 뜻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