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축구 발전을 위해 써 달라며 40억 원을 기부하면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영입에도 거물급 외국인 감독 영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몽규 회장은 31일 "찬조금이 새로 선임되는 국가대표팀 감독의 연봉을 지원하고, 유소년 축구를 활성화하는데 사용됐으면 한다"며 "특히 외국의 유능한 지도자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영입할 경우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잘 써달라"고 당부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정몽규 회장의 뜻을 존중해 세부 활용 계획을 세운 뒤 찬조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은 2013년 회장 취임 이후 지금까지 총 29억 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각급 대표팀의 격려금과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회운영비, 지도자 해외 파견비 등에 사용됐다.
정몽규 회장은 이와 별도로 2015년부터 '포니정 재단'을 통해 어려운 형편의 중학교 선수들에게 매년 1억2000만 원(60명×200만 원)씩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정몽규 회장의 40억 기부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새 감독으로 거물급 감독 영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데 힘을 받고 있다. 기존 신태용 감독의 연봉은 약 6억5000만 원 수준이지만, 현재 대한축구협회가 접촉하고 있는 새 사령탑 후보의 몸값은 '20억 원+알파' 수준이 될 것으로 책정하고 있다.
앞서 한국 축구대표팀 외국인 감독 중에서는 2014년 9월 지휘봉을 잡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연봉 15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연봉 12억 원을 기록했다.
현재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은 새 감독 후보로 우선 협상대상자 3명을 선정해 연봉을 포함한 구체적인 계약 조건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멕시코 대표팀을 맡았던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 일본 대표팀을 맡았던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 이란 대표팀을 맡았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을 비롯해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준우승에 앞장선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 스페인 21세 이하(U-21)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 등이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오소리오 감독은 연봉이 14억5000만 원, 달리치 감독은 7억9000만 원 수준이었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 성적으로 인해 몸값이 껑충 뛰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일본에서 25억 원,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 대표팀을 맡으며 28억 원 수준의 연봉을 받은 만큼 새 사령탑 선임을 위해서는 최소 20억 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때문에 대한축구협회로써는 정몽규 회장의 40억 기부가 반가울 따름이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신태용 감독도 여전히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 후보에 거론하고 있지만, 외국인 감독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롭게 선임되는 감독은 9월 7일 코스타리카, 11일 칠레와의 평가전부터 대표팀을 지휘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