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들이 잇단 논란에 주춤하는 사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대형항공사들이 독점으로 취항하고 있는 노선 공략에 힘쓰는 모습이다.
정부도 앞으로 항공사들이 ‘갑질’ 등 사회적 논란을 일으킬 경우 운수권 배분시 불이익을 주기로 한 만큼 대형항공들이 보유하고 있는 독점 노선의 벽이 허물어질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는 국제선 노선은 40여 곳에 달한다. 미주 7곳과 유럽 6곳, 러시아 3곳, 일본 3곳, 중국 8곳, 동남아시아와 인도 7곳, 대양주 3곳, 중동지역 3곳 등이다. 중장거리의 경우 대한항공 점유율이 무려 30%에 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대한항공에는 미치지 못하나 중국 창춘·하얼빈·구이린·충칭과 카자흐스탄 알마티·아스타타, 이탈리아 베네치아, 러시아 사할린·하바로프스크 등 9곳에 이르는 단독 노선을 운영 중이다.
최근 ‘갑질 사태’와 ‘기내식 대란’ 등으로 지탄을 받고 있음에도 막상 이들 항공사들이 큰 타격을 받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같은 노선 경쟁력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LCC들이 이들이 보유한 단독 노선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항공사에 일정 기간 운수권 등을 배분할 때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LCC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LCC들인 만큼 중·단거리 노선이 주 타깃이다. 그 중 몽골 노선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몽골 노선의 경우 무려 19년 간 대한항공이 독점해왔다. 몽골 정부는 1국가 1노선 1항공사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데 1999년 국토부(당시 건설교통부)가 몽골 정부와의 항공회담을 통해 얻은 주 3회 운수권(인천~울란바토르)을 대한항공에 단독 배분한 것이다. 이후 대한항공은 2003년 주 6회의 운수권도 확대 배분받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 개최되는 한국-몽골 항공회담에서 복수 항공사 정책이 통과 가능성이 높아 LCC들의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몽골 노선 뿐만 아니라 중국 노선도 LCC들의 관심사다. 중국 노선 대부분은 항공 자유화 지역이 아니어서 항공사들은 중국노선에 취항하기 위해 운수권을 확보해야 한다. 이 때문에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수요가 많은 주요 도시에는 사실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취항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나가 중국 노선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정부의 지원을 통해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부분이 있다”면서 “최근 일련의 사태들로 이들 항공사들에 대한 일종의 보호막이 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여 LCC들의 기대가 큰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