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포화 조짐 속에 간접흡연 규제 강화·담배 증세 등 부정적 영향
전 세계 담배업체들이 일본에서 건강 유해 물질을 크게 줄인 것으로 평가되는 궐련식 전자담배 보급에 힘을 쏟고 있지만 최근 성장이 둔화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전자담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조짐이 보인 가운데 간접흡연 규제 강화와 담배 증세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미국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은 지난 2014년 일반 담배에 가까운 맛을 즐길 수 있는 궐련식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나고야시에서 처음으로 판매하고 2016년에는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등 일본 전자담배 시장 선두에 섰다.
필립모리스의 성공에 영국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인더스트리스(BAT)가 연속으로 흡연 가능한 ‘글로’를, 일본담배산업(JT)은 ‘플룸테크’를 각각 선보이는 등 전자담배 시장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졌다.
영국 리서치 업체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담배 시장규모는 지난해 전년 대비 1.5% 감소한 약 351억 달러(약 39조8500억 원)를 기록했고 오는 2020년에는 약 248억 달러로, 현재보다 약 30% 축소될 전망이다.
반면 궐련식 전자담배 시장규모는 지난해 약 53억 달러로, 전년보다 2.8배 성장했다. 담배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의 15%에서 오는 2022년 약 26%로 확대될 전망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인 전자담배지만 최근에는 성장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의 한 담배 판매점 점원은 “새로 전자담배 기기를 찾는 사람이 일주일에 수 명에 불과하다”며 “이전과 같은 기세는 없다”고 말했다. JT의 미나미 나오히로 부사장은 “경쟁하는 모습이 주춤한 것이 전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JT는 일본 담배시장에서 궐련식 전자담배 비중이 올해 말 23%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22%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앞으로 전자담배 시장을 축소할 수 있는 두 가지 요인이 기다리고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첫 번째는 간접흡연 대책을 강화한 개정 건강증진법이다. 이 법은 오는 2020년 4월 전면 시행된다. 실내 금연 원칙에 기존 담배는 물론 전자담배도 그 대상으로 포함된 것이다.
다만 음식점에서 흡연은 흡연실에서만 가능하고 전자담배는 별도 전용 공간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피울 수 있다. 여전히 이용 장소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전자담배에 부정적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두 번째는 10월부터 실시하는 담배 증세다. 새롭게 대상이 된 전자담배는 오는 2022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세율이 오른다.
필립모리스는 지난달 말 업계 중 처음으로 전자담배 가격 인상을 재무성에 신청했다. 받아들여지면 현재 1팩에 460엔인 아이코스 전자담배 가격이 500엔까지 오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