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이슈] ‘국민연금 개혁’, 지구촌 골칫거리로 등극…각국마다 벌집 쑤신듯 시끄러워

입력 2018-08-16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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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프랑스·스웨덴 연금 개혁으로 골머리…WEF “고령화·불충분한 저축으로 연금 제도 위기”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바로 국민연금 개혁이다. 그러나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유럽의 연금 전문 매체 IPE와 러시아 타스통신 등은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된 연금 개혁에 대해 보도했다.

가장 최근 논란이 된 곳은 6월에 연금 개혁안을 발표한 러시아다. 개혁안에 퇴직 연령을 늘리는 안이 포함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는 국민의 반발에 직면했다. 러시아 정부는 현재 60세인 남성 퇴직 연령을 2028년까지 65세로 늘리고 여성은 기존 55세에서 2034년까지 63세로 늘리는 안을 채택했다. 그러자 지난달 말 모스크바에서 6500여 명이 모여 “푸틴은 도둑”이라고 외치며 크렘린궁으로 행진하는 시위를 벌였다. 러시아 남성의 기대수명이 66세밖에 되지 않아 현실성이 없는 연금 개혁안이라는 지적도 쏟아졌다.

이르면 올해 말 연금 개혁안 발표를 앞둔 프랑스도 안심할 수는 없다. IPE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 81%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연금 개혁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직업별로 다른 연금 제도를 단일화하는 것에 지지를 표했을 뿐이다. 세대별 기대 수명을 퇴직 연령 계산에 포함하는 안은 53%의 지지를 얻어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현재 프랑스에는 42가지의 서로 다른 의무 연금 제도가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이를 단일화된 연금 제도로 바꾸겠다고 예고했다. 마크롱 정부가 단일화에 초점을 맞춰 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만약 연령 제한을 손대려 한다면 여론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2010년 퇴직 연령을 62세로 올린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지지율이 폭락해 결국 17년 만의 정권교체로 이어진 것은 이러한 위험을 잘 보여준다.

대표적인 복지국가로 꼽히는 스웨덴도 지난해 말 20년 만의 연금 개혁안을 발표했다. 개혁안에 따라 스웨덴은 2026년까지 연금 수급 연령을 61세에서 64세로 높일 예정이다. 연금 개혁안에 합의한 직후 스웨덴 정당들은 성명을 내고 “지속 가능한 연금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조금 더 오래 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두가 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스웨덴고령자협회(SPF Seniors)의 에바 에릭슨 회장은 “수급 연령을 높인다고 해서 연금 제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스웨덴은 9월 9일 총선을 앞두고 있어 연금 개혁안이 선거의 쟁점 사항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해 글로벌 연금 보고서를 내고 “고령화와 저출산, 불충분한 저축으로 인해 연금 제도가 위기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드렉슬러 WEF 재무·인프라 시스템 책임자는 “연금 제도를 지금 고치지 않으면 미래 세대에게 과도한 부담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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