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실질실효환율 2개월째 급락, 7월 하락폭 61개국중 8위

입력 2018-08-2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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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우려 여파..원화는 중국 위안화·터키 리라화 프록시 통화?

원화 실질실효환율이 2개월째 급락세다. 7월 하락률은 조사대상국 61개국 가운데 8위에 올랐다. 직전월에도 하락률 상위 10위에 오른 바 있다.

미중간 무역분쟁이 확산되면서 원·달러가 급등(원화가치 하락)한 때문이다. 다만 미국과 무역분쟁 혹은 제재 당사국인 중국 및 터키를 제외할 경우 주요국 통화중에서는 가장 큰 폭으로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자칫 이들 통화의 ‘프록시(proxy, 대리)’ 통화 역할을 하면서 위기를 맞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국제결제은행, 한국은행)
20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7월 한국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전월대비 0.99%(1.13포인트) 하락한 113.06을 기록했다. 6월에도 0.88%(1.01포인트) 떨어진 바 있다. 5월에는 115.20을 보이며 2008년 2월(118.67)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실질실효환율이란 세계 61개국의 물가와 교역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보다 그 나라 화폐가치가 고평가 됐다는 의미며, 낮으면 저평가 됐다는 뜻이다. 즉 이 수치가 상승하면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됨을, 하락하면 강화됨을 의미한다.

월별 하락률은 베네수엘라(-29.63%)가 가장 컸다. 이어 미국과 무역분쟁을 겪고 있는 중국(-2.75%)과 미국 제재를 받는 터키(-1.57%)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한국의 주요 교역국인 일본(0.23%, 0.17포인트)과 유로존(EU, 0.85%, 0.82포인트)은 되레 올랐다.

7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보다 2.7%(30.0원) 급등한 1122.8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1131.57원) 이후 최고치다. 또 전월대비 상승률로는 2016년 11월(3.2%, 36.36원) 이후 1년8개월만에 최대폭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이 계속되는데다 신흥국 우려가 가세한 영향이 크다”며 “8월에도 좀 더 약세로 갈 수 있겠지만 일방적이지는 않을 듯 하다. 최근 미중간에 대화창구가 열리고 11월 정상들간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중국 무역분쟁이 불거졌을때만해도 원화가 많이 동조화되는 모습이었다. 최근에는 이전만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터키 역시 근본적으로는 자국사정이 문제다. 모든 신흥국에 영향을 준다기보다 부채가 많거나 정치적 문제를 겪는 등 취약 신흥국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원화도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받겠지만 긴 시계로보면 차별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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