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화물운송용 대형트럭이 국내 고속도로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트레일러가 결착된 40t급 대형트럭이 실도로에서 자율주행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3단계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40t급 대형 트럭 ‘엑시언트’가 트레일러를 장착한 상태에서 자율주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2일 밝혔다. 레벨3는 조건부 자율주행 기술로 계획된 경로를 따라 스스로 운전하고, 긴급 장애물을 회피하는 단계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현대차 대형트럭의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증을 발부했다. 이후 현대차는 대형트럭의 자율주행 활용성을 검증하기 위해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와 협업, 자율주행 시연을 준비해 왔다.
전날 진행한 자율주행은 영동고속도로에서 제2경인고속도로까지 이어지는 약 4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이 구간은 실제 글로비스 물류트럭들의 운행구간이기도 하다.
자율주행 트럭은 현대글로비스의 아산 물류센터에서 수출 부품을 실은 뒤 일반 주행으로 부곡IC를 통해 영동고속도로에 올라 인천항으로 향했다. 부곡IC를 통과하자 알림음과 함께 별도 스크린에 ‘자율주행 가능 도로에 진입하였습니다. 자율주행을 원하시면 버튼을 눌러주세요’라는 팝업창이 떴다. 이때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자율주행 버튼을 누르자 본격적인 레벨3 단계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시작됐다.
단, 영동고속도로에서 제2경인고속도로로 갈아타는 분기점에서는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운전자가 직접 운전했다. 서창분기점을 지나 목적지인 능해IC까지는 다시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됐다.
총 1시간여 동안 40km가 넘는 거리에서 이뤄진 이날 자율주행은 대형트럭의 고속도로 제한속도 시속 90km에 맞춰 진행됐다. 현대차는 이번 대형트럭의 자율주행 기술 시연 성공을 시작으로 군집 주행과 운전자의 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레벨4 수준의 완전자율주행 트럭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이번 자율주행 시연 성공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물류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현재 단계에서는 다른 일반 차량들을 고려해 분기점이나 톨게이트 등에서 운전자가 수동으로 운전하고 있지만 향후 점진적인 기술고도화 과정을 통해 레벨4 수준도 조기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