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2030 청년 만나 '일상속 성차별 언어' 듣는다

입력 2018-08-2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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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7월18일 서울 강북구 삼각산고등학교에서 열린 '일상 속 성차별 언어표현에 관한 2차 집담회'에 참석해 청소년들의 성차별 언어 사용 현황과 개선방안에 대해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사진제공=여성가족부)
청년들이 모여 대학과 직장,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 생활 속에서 접하는 성차별 언어를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여성가족부는 23일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 17층 대회의실에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주재로 '일상 속 성차별 언어표현 개선을 위한 3차 집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 20~30대 청년들과 연구진 등을 포함해 20여 명이 참석한다. 참석자들은 대학 내 뿐만 아니라 직장,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 생활 속에서 청년들이 접하는 성차별 언어를 살펴보고, 이러한 언어 사용으로 확산되는 성별갈등 문제 및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여가부가 2016년 실시한 제1차 양성평등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불평등하다'는 응답은 30대 여성(84.5%), '남성이 불평등하다' 응답은 29세 이하 남성(35.4%)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다. 여러 세대 가운데 특히 청년층에서 남녀 간 성차별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가부는 지난 6월 22일 열린 1차 집담회에서 초등성평등연구회 교사와 초등학교 학생, 7월 18일 열린 2차 집담회에서는 중고생과 교사 등을 만나 청소년의 일상 속 성차별 언어사용에 대해 살펴봤다.

1차에서는 초등학생 언어에 '유튜브'가 미치는 막대한 영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됐다. 비제이(BJ)들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려고 점점 더 자극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초등학생들이 명확한 의미도 모른 채 따라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담회 참석 초등학생들은 예컨대 "남자인데 왜 무거운 물건을 못 드니", "여자는 다리를 벌리고 앉으면 안 된다"와 같은 주변 어른들의 성별 고정관념을 드러내는 말이나 "응~니 애미, 응~니 며느리" 등 또래 친구들이 유튜브에서 습득한 말 등을 통해 성차별 언어를 듣거나 배우고 있었다.

특히 한 학생이 학급 친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급 전원(25명)이 유튜브를 시청하였고 이중 유튜브를 통해 욕설, 비하 표현을 들은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절반 이상(15명)이었다.

2차에서는 남녀 중·고등학생 간 교복차이나 학교에서 교사나 또래들로부터 듣는 성차별적 언어표현의 구체적 사례들이 제시되고, 페미니스트인 여학생이 겪는 차별의 심각성도 지적됐다.

집담회에 참석한 중·고등학생들은 교사가 "여자는 시집이나 가라"는 발언을 했을 때, 또래 남학생 등이 "니애미", "맘마미아", "삼일한"과 같은 여성비하적 표현을 했을 때, "얼굴 못생겨도 가슴 커서 괜찮다"와 같은 성희롱 표현을 들었을 때 성차별을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페미니스트인 학생에 대한 또래 학생들의 욕설과 위협도 문제로 언급됐다.

이 밖에도 교과서 상의 성차별 표현 문제도 지적됐고, 교사 인식 개선을 위한 성평등 연수, 학생 대상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등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여가부는 온라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마지막 4차 집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집담회와 설문조사 결과 등을 일상 속 성차별 언어 개선을 위한 연구에 반영할 예정이다.

정 장관은 "여가부는 성별 갈등을 심화시키는 주요 매개가 '성차별 언어'라는 인식 아래 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제도 및 정책 방안을 찾기 위해 연구를 추진 중"이라며 "우선 9월 중 성평등한 언어 사용을 장려하기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본격화하고, 대안표현 공모전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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