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은 음력 7월 15일, 백중날이다. 줄여서 ‘백중(百中)’이라고 하며 달리 ‘백종(百種 百:일백 백, 種:종자 종)’, ‘중원(中元 元:으뜸 원)’이라고도 하는데, 百中은 百種의 百과 中元의 中이 다시 결합하여 이루어진 말인 성싶다.
‘百種’은 음력 7월 15일 무렵이면 곡식, 과실, 채소 등 온갖 농사가 더 이상 손볼 필요 없이 완성단계에 이르러 100가지 종자(種子)가 사실상 다 갖춰지는 날이라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다. 이날 이후로는 사실상 농민들이 논밭에 들어가야 할 일이 없기 때문에 농민들의 발뒤꿈치(踵:발꿈치 종)가 더 이상 흙이 묻지 않고 하얗게 된다는 의미에서 ‘白踵’이라고 쓰기도 한다.
中元의 ‘元’은 도교(道敎)에서 유래한 말로 천상의 선관(仙官)이 1년에 세 차례씩 인간의 선악을 살피는 날을 이르는 말로서 정월 보름을 上元, 7월 보름, 즉 백중날을 中元, 10월 보름을 下元이라고 불렀다. 이 3‘元’날에 도교에서는 제단에 술을 올리고 기도하는 초제(醮祭 醮:술 따를 초, 제사지낼 초)를 지냈다.
불가에서는 목련(目蓮)이라는 여자 불제자가 지옥으로 떨어진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7월 15일에 오미백과(五味百果: 다섯 가지 맛의 온갖 과일)를 부처님께 공양했다는 고사에 따라 이른바 ‘우란분회(盂蘭盆會)’를 열어 죄를 뉘우치는 청정한 마음으로 부모님의 극락왕생을 비는 천도재(薦度齋)를 올리는 날이다. 불가의 이런 천도재 행사가 유가 중심의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쳐 민간에서는 이날을 ‘망혼일(亡魂日:돌아가신 혼을 위한 날)’이라 하여 돌아가신 부모님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햇곡식 밥과 햇과일을 차려 제사를 지냈다.
이날은 도교, 불교, 유교가 다 어우러져 새로운 곡식을 천신(天神), 부처님, 조상신에게 바치는 의식을 치른 것이다. 그런가 하면 1년 농사를 마무리하고 한바탕 노는 날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방마다 다른 각종 민속의 ‘백중놀이’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