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빨대 판매 늘면서 종이·금속빨대 제조업체 호조…일본 정부도 친환경 플라스틱 지원금 예산에 반영
27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생활잡화점 로프트에서 지난달 종이 빨대 매출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5배 증가했다. 환경에 민감한 30~40대 여성과 외국인의 적극적인 소비 덕분이다. 회사 측은 “앞으로 플라스틱이 아닌 다른 소재의 빨대 종류를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스타벅스가 2020년까지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전 세계적인 플라스틱 빨대 퇴치 움직임이 일면서 종이 빨대를 비롯한 대체품의 수요가 늘고 있다. 맥도날드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종이 빨대로 전환하기로 했다. 일본에서도 패밀리 레스토랑 ‘가스트’가 전 지점에서 2020년까지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아예 ‘내 빨대’를 가지고 다니겠다는 사람이 늘면서 금속 빨대도 각광을 받는다. 티타늄 가공업체 호리에는 5년 전부터 판매한 티타늄 빨대가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주문량 폭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현재 한 달 생산량이 2000개 정도인데 약 1만 개 주문이 쏟아져 판매를 일시 중단할 정도다. 호리에 히로시 호리에 사장은 “올해 안에 판매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디어세키카와는 다음 달 스테인리스 빨대를 출시한다. 지금도 알루미늄 빨대를 판매하고 있으나 플라스틱 빨대 철폐 움직임에 7월부터 신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회사 측은 7월 들어 알루미늄 빨대의 수주도 증가했다며 “체감상으로는 2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대체 빨대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명품 업체도 뛰어들었다. 미국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드컴퍼니는 지난해 11월부터 빨대를 판매하고 있다. 금과 은 등 3종류로 가격은 약 3만8000엔에서 5만3400엔(약 53만 원) 수준이다.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사람이 많다.
지금까지 종이 빨대는 내구성이 약하고 가격이 높은 탓에 사용이 제한적이었다. 금속 빨대는 세척이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유럽 등에서 규제를 강화하며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전망이다. 기업들은 트렌드가 바뀌면서 제품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일본 정부도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을 독려하는 등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에 나섰다. 23일 일본 환경성은 땅속에서 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 개발 위탁 사업과 플라스틱 일회용 제품의 소재를 종이나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바꾸는 기업에 내년부터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시장을 겨냥해 친환경 플라스틱 사용을 늘리는 기업에는 신규 설비투자 비용을 최대 50%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50억 엔의 예산을 투입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하기 이전에 대체품의 공급 체제를 갖추는 게 정부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