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특수가 있는 9월에도 기업들의 경기전망이 부정적인 수준을 나타냈다. 미중 무역전쟁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내수악화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9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 9월 전망치는 92.2를 기록하며 기준선인 100에 못 미쳤다.
BSI 전망치가 100을 웃돌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통상 통상 추석이 있는 9월은 휴가철인 8월에 비해 전망치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4개월 연속으로 기준선에 미치지 못했다.
내수 상승 기대로 인해 전월(89.2) 대비 소폭 상승하기는 했으나 지난 10년간 추석 있는 달(9~10월)의 경기 전망치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세부적으로 수출(98.3)과 내수(98.1), 투자(98.1), 자금(96.4), 재고(102.2·100 이상일 때 부정적), 고용(99.2), 채산성(91.4) 등 모든 부문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조선업계가 올해 들어 최저치인 67.4를 기록하는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전망 악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경연은 "기업들이 끝나지 않는 미중 무역전쟁 리스크와 내수악화로 인한 경기침체를 부정적 경기전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며 "하반기 금리 인상 우려와 인건비 부담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8월 BSI 실적치는 91.1로 40개월 연속 기준선(100) 아래에 머물며 2000년 이후 최장 기간 부진을 이어갔다. 휴가철에 따른 생산 감소와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부문별로 보면 내수(92.8), 수출(94.7), 투자(96.4), 자금(95.6), 재고(102.5), 고용(98.9), 채산성(93.9) 등 모든 부문의 실적이 기준치에 미달했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각종 경제지표가 경기둔화를 나타내는 가운데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더욱 악화하고 있다"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경제정책의 획기적 전환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