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의 불법 복제 및 유통도 문제지만 불법 웹툰을 보는 소비자 행태가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디지털 콘텐츠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픽션의 배승익 대표는 “기술 발전에 따라 가능성이 열려 있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웹툰 불법 유통을 블록체인이 기술적으로 근절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히 없다”며 소비자들의 의식변화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불법 복제 웹툰사이트인 ‘밤토끼’가 폐쇄된 이후에도 여전히 유사 사이트가 활개치면서 웹툰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웹툰이 한류 콘텐츠의 하나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불법 복제 피해로 인한 상위 7개 업체의 누적 적자는 지난해 621억 원에 달한다. 이에 국회 토론회에서도 웹툰 산업계를 좀먹는 불법사이트 방지 대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지난달 30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우상호, 유은혜 의원이 주최한 ‘웹툰 해외 불법사이트 근절과 한국 웹툰의 미래’ 토론회에 참석한 발제자 및 패널들은 콘텐츠 불법 유통으로 인한 피해 사례를 공유하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최근 각광받는 기술인 블록체인이 웹툰 유통에 활용될 수 있을지에 관련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배 대표는 “웹툰 산업에 블록체인을 적용할 때 복제를 하지 못하게 하는 기술적인 측면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웹툰을 불법으로 보는 유인을 줄이는 데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향을 고민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블록체인의 속성인 스마트 컨트랙트, 토큰 이코노미 등을 통해 작품을 제작하고 배포하는 과정에 유저(웹툰 독자)가 참여해 이에 대해 경제적인 보상(토큰)을 얻을 수 있는 웹툰 생태계를 만든다면 불법 웹툰 사용자를 큰 폭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방안을 제시했다. 즉, 웹툰 불법 유통이 소비자들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해 소비자를 참여시키자는 제안이다.
배 대표는 “불법 유통 및 복제를 근절해야 하는 이유는 작가들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블록체인을 통해 작가들의 저작권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어 작가들에게 보다 많은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는 투명한 정산과 분배가 가능하며, 다양한 중간 유통자가 없으므로 유통에 필요한 수수료가 적게 든다”라며 “저작권을 통한 작가들의 수익이 증대된다는 것은 저작권이 보호되고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