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더웠던 이번 여름 날씨로 지쳤던 이들에게 들려줄 희소식이 있다. 여름이 더우면 더울수록 가을에 더욱 선명한 단풍 빛깔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유난히 무더웠던 이번 여름 날씨 덕분에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색깔의 단풍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계절여행의 백미로 꼽히는 단풍여행을 위해 캐나다로 떠나보자. '단풍국'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캐나다는 '단풍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가을이면 나라 전체가 온통 붉은 빛과 노란 빛으로 물든다. 캐나다를 붉게 수놓은 단풍 사진을 보면 풋풋한 가을정취가 물씬 느껴진다. 형형색색의 단풍을 한 눈의 담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 길따라 단풍따라…'메이플 로드' 렌터카 여행 = 캐나다의 '메이플 로드'는 동부 지역의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가스페 반도까지 이어지는 1900km 여정을 말한다. 이 중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시작해 토론토와 오타와가 있는 온타리오주를 거쳐 퀘벡주의 몬트리올, 퀘벡 시티로 이어지는 800km의 길이 가장 유명하다.
특히 메이플 로드는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약 한 달간 끝없는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길목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는 단풍 절경을 찾아 달리는 메이플 로드 드라이브는 캐나다의 가을에서만 즐길 수 있는 여행법이다. 메이플 로드를 따라가면 나이아가라 폭포, 토론토, 오타와, 몬트리올, 퀘벡 등 캐나다의 주요 도시들과 관광지를 모두 만날 수 있다. 진정한 가을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
◇ 숨을 멎게 하는 풍광…수생마리와 아가와 협곡 관광열차 = 1668년 프랑스의 종교 사절단이 만든 작은 커뮤니티인 수생마리 지역의 가을은 아가와 협곡이 있어 더욱 특별하다. 12억 년 전 단층작용에 의해 형성된 후 아가와 강의 침식작용으로 지금의 그림 같은 풍광을 갖추게 됐다.
가을이면 불타는 듯한 붉은색 단풍으로 그 진가를 발휘하는 이곳의 가을빛을 감상하는 최고의 방법은 아가와 협곡 관광열차를 타는 것. 열차는 183km를 달려 숨이 멎을 듯 아름다운 호수와 강을 지나 아가와 협곡을 관통한다.
대형 열차 창을 통해 편안히 앉아 지나가는 지역에 대한 열차 내 방송을 들으며 환상적인 파노라마를 감상하자. 기관차 앞에 부착된 카메라로 송신되는 풍광을 좌석에 마련된 화면을 통해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아가와 협곡에 도착하면 열차에서 내려 폭포와 전망대 등을 돌며 2시간 동안 두 발로 협곡의 아름다움을 직접 만끽할 수 있다.
◇ 천사가 본 나이아가라 폭포 = 토론토에서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한 나이아가라 폭포를 헬리콥터를 통해 상공에서 본 경험이 있는가. 하늘에서 보는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나이아가라 폭포의 장관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나이아가라 폭포 인근 트레일에서 가벼운 하이킹을 즐기거나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한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 지역을 들러 캐나다의 대표 특산품, 아이스와인 와이너리 등을 구경하는 것은 이 여행의 '덤'이다.
◇ '북미의 알프스' 몽트랑블랑 = 몬트리올에서 1시간 30분 가량 달리다 보면 언덕 사이로 오밀조밀 모여 있는 마을인 몽트랑블랑에 다다른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으로 손꼽히는 로렌시안 고원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우뚝 높은 산과 알록달록한 유럽풍 건물이 조화를 이룬다.
언덕 아래 위치한 관광안내소 근처에서 광장까지 올라가는 무료 리프트가 운행되고 있어 단풍에 물든 고원 마을의 경치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단풍 구경은 물론이고 골프, 하이킹, 산책, 카약 등의 다양한 액티비티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몽트랑블랑 등의 리조트 타운도 곳곳에 위치해 편안한 휴식도 가능하다.
◇ 숨은 보석같은 여행지 '이스턴 타운십' = 캐나다 퀘벡 주에는 엽서에 등장할 것 같은 작고 아름다운 도시들이 많다. 퀘벡 시티와 몬트리올 중간에 있는 이스턴 타운십은 캐나다 동부의 숨은 여행지 중 하나다.
이곳은 언제 가도 다채롭고 낭만적이다. 울긋불긋한 단풍나무에 포풀러와 자작나무의 노란색이 더해져 화려한 색감을 더한다. 18세기 미국 독립전쟁 때 기업가들이 이민을 오면서 본래의 퀘벡인 기질과 이민자들의 뉴잉글랜드 습관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도 풍긴다. 19세기 빅토리아풍의 주택들과 갤러리, 골동품 가게와 지역색이 강한 마을의 이색 풍경들은 여행자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구릉지여서 형형색색 물든 숲을 오롯이 감상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와이너리 12개가 모인 ‘와이너리 루트’는 이 지역의 백미. 황금빛 들판에 향긋한 포도향이 더해져 오감이 즐겁다. '브로몽 아트페어', '브롬 레이크 덕 페스티발'을 비롯해 마을마다 특성을 살린 각종 축제들이 7~12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린다.
◇ 럭셔리 기차 타고 단풍 여행 '샬르브아' = 샬르브아는 퀘벡의 대표적인 소도지로 산과 물이 만나는 곳으로 환상적인 절경을 자랑한다. 퀘벡시티에서 한 시간 거리로 가까이 위치하지만 도시와는 다른 풍요로운 대자연이 펼쳐진다.
퀘벡 주 최고의 리조트인 '르 마시프'도 이 곳에 있다. 이 곳의 소유주인 다니엘 고티에르는 리조트의 이름과 같은 초호화 열차 마시프 열차도 만들었다. 이 열차는 원래 퀘벡과 샤를브아를 오가던 오래된 화물열차 였는데, 이를 개조해 럭셔리 관광 열차로 탈바꿈 했다. 현재 퀘벡~샤를르아, 샤를르아~리말베 노선을 운행한다. 관광기차를 타고 달리는 기차에서 환상적인 가을 단풍의 절경과 편안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 캐나다의 제주도! 오를레앙 섬 = 북미의 파리라 불리우는 퀘벡시티는 캐나다의 여타 지역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독특함을 자랑한다. 특히 오를레앙 섬은 퀘벡시티와는 다리로 연결돼 있는데, 수백년 된 집들과 제분소, 교회 등이 아직도 바래지 않은 프랑스 문화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특히 가을철에는 해바라기 들판에 만개한 꽃들은 화가가 그린 캔버스를 보는 듯하다.
오를레앙 섬은 우리나라 제주도를 연상하게 한다. 도시에 비해 사람이 많지 않아 거리가 한산하고, 시골마을처럼 아기자기하기 때문. 오를레앙 섬에서는 퀘벡의 식자재 창고, 보물창고라고 불릴 정도로 질 좋은 채소와 과일들이 자라난다. 비옥한 토지 위에 눈부신 햇살, 섬을 둘러싸고 있는 맑은 세인트로렌스강 덕분이다. 차를 세워두고 양떼들이 여유롭게 잔디 위에서 풀 뜯어먹고 뛰어다니는 모습을 바라만 봐도 힐링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