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방어·인플레 압력 완화 목적...에르도안에 반기
터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24%로 6.25%포인트 인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상폭은 시장의 예상치였던 3~4% 범위를 두 배 가량 뛰어넘은 것으로 미국 달러에 대한 리라 가치 방어와 물가 안정을 위해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예상 외 금리인상에 이날 외환시장에서 리라화 가치는 달러당 6.4리라에서 6리라 선까지 뛰었다. 터키 증시 주요 지수인 BIST100도 상승했다.
중앙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강력한 긴축 실시를 결정했다”며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키는 통화 약세와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에 직면해 있다. 8월에 터키 거주 미국인 목사의 구속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을 계기로 리라가 급락하는 ‘터키 쇼크’가 발생, 이 여파로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 금융 시장에 파문을 일으켰다.
달러 대비 리라 하락률은 연초 대비 약 40%에 달한다. 수입 물가 상승으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17.9%였다. 물가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고심도 적지 않았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경기를 급속히 냉각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에 제동을 걸어왔기 때문.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도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발표에 앞선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잘못된 정책의 결과”라고 비판하며 지론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