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톡스 기업들이 중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외변수에 취약한 ‘블랙 마켓’ 대신 공식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휴온스는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휴톡스주’의 중국 독점 공급 계약을 현지 에스테틱 전문 기업 아이메이커 테크놀로지와 체결했다고 14일 공시했다.
휴온스는 파트너사인 아이메이커 테크놀로지를 통해 중국 현지 임상 및 품목 허가를 추진할 예정이다. 품목 허가 이후부터 10년 동안 휴톡스주를 독점 공급한다. 계약금액은 총 900만 달러(한화 약 101억 원) 규모로 중국 식약처의 허가가 완료돼야 이행되는 조건이다. 추후 협의에 따라 홍콩과 마카오로 판매·공급 지역을 늘릴 수 있다.
엄기안 휴온스 대표는 “중국 파트너사와 함께 임상 및 품목 허가를 차질 없이 진행해 휴톡스주를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매년 30~40%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허가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미국의 엘러간의 ‘보톡스’와 중국 란저우의 ‘BTXA’ 2개 뿐으로, 이들로 구성된 공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500억 원이다. 그러나 허가받지 않은 제품들이 팔리는 블랙 마켓까지 고려하면 실제 시장은 약 50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보툴리눔 톡신 가격대는 제품 간 경쟁이 치열한 한국보다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국내 보톡스 기업들에게 더욱 매력적이다.
가장 먼저 중국에 상륙할 제품은 메디톡스의 ‘뉴로녹스’(국내명 메디톡신)로 예상된다. 메디톡스는 지난 2월 중국 식약처에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통상적인 허가 절차에 비춰볼 때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내년 상반기 허가 획득이 가능하다.
휴젤은 올 상반기 중국에서 ‘보툴렉스’ 임상 3상을 종료했다. 2019년 말께 허가를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웅제약은 지난 1월 ‘나보타’의 중국 임상 허가를 받았다. 2019년 임상 3상을 완료하고 2020년부터 제품을 발매한다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K-뷰티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점에서 국내 보톡스 기업들의 제품이 정상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하면 빠른 시간에 시장 점유율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