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김정숙ㆍ리설주 ‘내조외교’…“가을 과일처럼 정상회담 좋은 결실 맺기를”

입력 2018-09-18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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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마중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인사하고 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18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퍼스트레이디 외교'를 통해 남북관계의 진전을 기대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부인이 남북정상회담 공식 환영식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4.27 회담을 통해 '구면'인 남북정상 부인은 5개월 후 평양에서 다시 만나 옥류아동병원과 음악종합대학을 동행하며 '내조 외교'의 면모를 보였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3시경 리 여사의 환대를 받으며 옥류아동병원에 도착했다. 옥류아동병원은 북한의 최대 어린이 종합병원으로 6층 규모에 최신식 의료설비로 구성된 치료실, 처치실, 수술실, 입원실 등을 구비하고 있다. 2013년 말에는 원거리 원격 진료체계를 도입하기도 했다.

두 여사는 나란히 붙어 병원을 둘러보며 외래 환자 대기실에 앉아있는 어린이와 보호자들에게 “아프지 마라”,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어머니 어떻게 오셨어요” 라며 말을 건넸다.

병원 엘리베이터로 이동한 김 여사는 리 여사에게 남측 특별 수행원들을 소개했다. 리 여사는 가수 알리에게 "전에 한번 오셨셨죠?"라며 먼저 알아봤다. 또 박종아 아이스하키 선수를 소개받고는 "온 겨레에 큰 감동은 선사했습니다"고 화답했다. 현정화 전 탁구선수에게는 "손 좀 한번 잡아봅시다. 여성들이 남북관계에 앞장서고 있습니다"며 반가움을 보였다.

마술사 최현우 씨가 리 여사에게 자신을 "요술사"라고 소개하자 리 여사는 "제가 없어지나요?"라고 웃으며 응답해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김 여사는 지코를 소개하면서 "이번 방북단에서 가장 핫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약 20분 간 병원을 둘러본 두 여사는 평양음악종합대학으로 이동해 최태영 총장의 수행을 받으며 수업을 참관했다. 특히 김 여사는 경희대에서 성악을 전공했고, 리 여사도 인민내무군협주단에서 성악가로 활동했다는 공통점이 있어 두 여사의 대화는 무르익었다.

김 여사가 이동 중 왕다래 열매를 두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대한 의지를 세계에 보여준 것이 5개월 지났다"며 "풍성하게 여린 가을 과일처럼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좋은 결실이 맺혀지면 좋겠다"고 말하자 리 여사는 "지금 하고 있는 회담이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김 여사는 최 총장에게 "등록금은 얼마냐"고 묻기도 했다. 최 총장이 "등록금이 무슨 말씀입니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답하자 김 여사는 "영재교육이니까"라고 다시 물었다.

음악당에 도착한 두 여사는 나란히 중간에 앉아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감상했다. 아리랑 등 3곡의 공연이 진행됐으며 중간에 가야금 연주자가 등장해 합주했다. 여성과 남성이 각각 한곡씩 독창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공연이 끝난 후 한곡이 더 요청되자 합창단은 '우리는 하나'라는 노래를 불렀고 이 때 김 여사와 리 여사가 중간에 노랫가사를 따라 부르며 귓속말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관람을 함께한 음악인 김형석 씨는 "아리랑 편곡한 음악이 좋았다. 오케스트라와 합창, 가야금의 조화가 몰입감을 주기도 하고 웅장함에 압도되기도 했다"며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내년 3.1절이 100주년을 맞이하는데 그때 통일을 주제로 남과 북의 음악인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를 함께 만들자고 제안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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