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5월 국내에서 첫 생산을 시작한 CJ제일제당의 스팸이 올해로 출시 31주년을 맞았다. 스팸은 출시 당시 75%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던 ‘런천미트’와 ‘치즈햄’, ‘장조림햄’ 등을 제치고 캔 햄의 대표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따끈한 밥에 스팸 한 조각’을 광고 문구로 앞세운 스팸은 더 이상 미국에서 들여온 저렴한 캔 햄이 아닌, 한국인들과 31년 동안 함께하며 쌀밥과 김치로 대표되는 한국 음식의 인기 반찬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31년 동안 스팸이 판매된 개수만 약 11억 개. 누적 매출로는 3조9000억 원에 육박한다. 후발업체들의 거센 추격 속에서도 5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1등 캔 햄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 30년 넘은 장수 브랜드가 많지 않은 국내 가공식품 시장에서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대할 만큼 스팸의 인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인의 남다른 스팸 사랑은 외신에 대대적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2014년 뉴욕타임스의 국제판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는 “스팸이 싸구려 캔 햄이라는 오명을 벗고 명절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고급스러운 선물세트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2015년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는 “한국 인구가 미국의 6분의 1에 불과하지만 소비량은 절반에 육박하는 등 현재 한국이 두 번째로 큰 스팸 소비국”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스팸은 명절 시즌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고급스러운 선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속형 소비 트렌드가 확산함에 따라 합리적인 가격대에 프리미엄 이미지가 더해진 스팸 선물세트는 매년 매출이 성장하는 추세다. 명절 선물 단골인 정육과 과일 등 고가 선물세트들과 어깨를 견줄 정도다. 매년 받고 싶은 명절 선물로도 손꼽힌다.
CJ제일제당은 올 추석 시즌 스팸 선물세트를 포함해 총 262종 950만 세트를 준비했다. 이는 올해 설보다 10% 이상 물량을 늘린 것으로, 스팸 선물세트는 올해 13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추석 기간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2015년 추석에 820억 원, 2016년에는 1000억 원, 지난해에는 약 117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스팸 선물세트 매출이 지속 확대되고 있어 올해도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스팸이 명절 선물세트로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프리미엄 이미지가 큰 역할을 했다. 깨끗하고 신선한 유기농 음식을 선호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음에도 철저한 품질관리 덕분에 인기가 식지 않았다. 스팸을 생산하는 기술 도입은 미국에서 처음 시작됐지만, 한국인 입맛에 맞게 짠맛을 줄이고 CJ제일제당의 까다로운 품질관리로 오히려 스팸 제조기술의 롤 모델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스팸을 생산하는 CJ제일제당 진천공장은 세계 어느 육가공 공장보다도 우수한 최첨단 시설을 갖췄고 최고의 품질과 위생관리를 자랑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스팸은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지정을 받았고, 제조공정 역시 원료 선택에서부터 최종 제품 출하까지 철저한 검증을 통해 단계별로 발생 가능한 위해 인자를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료는 법에 정해진 규격보다 엄격한 CJ제일제당의 규격 검사를 통과해야만 공장에 입고 가능하다. 입고된 원료는 제조 공정상 이물 또는 불량품 때문에 후공정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다양한 검사 공정을 설정했다. 세척·선별→자석→금속검출기→시밍검사(접어서 굽히거나 말아 넣는 등 맞붙여 잇는 이음 작업)→진공검사→유통기한검사→X-Ray 검사 및 열처리 검증 등 다중 그물망식 점검과 검증을 거쳐 이물 혼입제품, 불량제품이 출하되는 것을 엄격히 차단하고 있다.
엄격한 원료 관리와 더불어 최고 수준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핵심이다. 생산공정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두건을 착용하고 그 위에 머리망, 위생모, 장갑, 마스크를 착용한 후 상하 일체형 방진복을 입어야만 한다. 이후 손 세척, 소독, 건조, 에어 샤워 절차를 통과한 후에야 비로소 작업장에 입실할 수 있을 정도로 식품안전을 위해 까다로운 절차를 고집하고 있다.
최종 제품이 만들어진 후에도 품질안전 관리는 계속된다. 엄격한 공정관리를 통해 생산된 모든 제품은 미생물 분석을 통해 출고가 결정되고, 주기적으로 잔류 농약이나 중금속, 벤조피렌, 보존료, 방사능 등의 다양한 위해 물질 이슈를 예방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과 분석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