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방북 일정에 동행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통해 방북 중 뒷얘기를 공개했다.
먼저 김 대변인은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 공연과 관련해 “북한 고위관계자가 구구절(북한 정권수립일·9월 9일) 때 자기가 봤던 ‘빛나는 조국’과는 70% 바뀌었다”며 “구구절 후로 5차례 정도 대집단체조를 했는데 나머지 5일 동안 어떻게 이렇게 새롭게 바뀌었는지 자기가 보기에도 신기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이 관계자의 말은 애초의 빛나는 조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70여 년의 역사를 서술한 내용이었다고 한다”며 “처음에 조국 창건, 전쟁, 폐허, 건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 시대의 번영 이런 식으로 쭉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는데 이데올로기적인 내용이 다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두 정상의 백두산 천지 동반 등반과 관련한 뒷얘기도 취재진에게 들려줬다. 김 대변인이 김영철 부위원장과 노광철 인민무력상과 케이블카를 같이 타고 내려갔을 때 김 부위원장의 말을 들려줬다. 김 부위원장은 “최근 천지에서 대형 제사상을 발견됐는데 옛날 왕들이 나라의 국태민안(國泰民安·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은 편안함)을 빌 때 사용하던 제사상이었다”며 “오늘 두 분 정상도 같이 올라오셨으니 백두산 신령께 조국의 미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긴 것이다”고 귀띔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 특별수행단과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을 때 특별수행단의 요청으로 김 위원장은 손가락 하트 모양을 하고 리설주 여사는 손가락 하트를 손으로 떠받드는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다고 김 대변인이 말했다. 이 모습을 본 백남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남쪽 사람들이 이 사진을 보면 놀랄 것이다”고 얘기했다
사진을 찍고 나서 김 위원장이 김 대변인에게 이거(손가락 하트) 어떻게 하는 거냐고 질문했고 김 대변인은 하트 만드는 법을 알려주자 김 위원장은 “이게 나는 모양이 안 나온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또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삼지연 초대소에 하룻밤 잘뻔한 얘기도 들려줬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 등반 후 삼지연초대소 오찬을 위해 연못가 잔디밭에 일부러 천막을 치고 거기서 오찬을 준비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문 대통령 내외가 삼지연연못가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실내악단 연주도 두 시간 동안 ‘예스터데이’, ‘마이웨이’ 등 오래된 유명한 팝송을 연주했고 오찬 메뉴도 백두산 근처에 나오는 음식으로 준비하는 배려의 모습을 보였다.
삼지연 오찬이 끝난 후 남측 인사들이 작별의 술잔을 김 위원장에게 건넸는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서훈 국가정보원장, 4대 그룹 회장도 작별의 잔을 건네기도 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짧은 얘기가 오갔다고 한다.
아울러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삼지연초대소에 대통령이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혹시라도 더 하룻밤 더 머무를 수 있으니 특별히 준비해 놔라 해서 삼지연초대소를 비웠다는 북측 관계자의 말도 전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을 비롯한 200여 명이 하루 더 머물 수 있도록 준비했고 우리 쪽에 제안하기도 했다”며 “우리 쪽 사정으로 그 제안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