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채권자와 자율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는 기업의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하기로 했다. 지난 7월 시범 시행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의 첫 사례다.
서울회생법원 제4부(재판장 정준영 수석부장판사)는 21일 자동차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다이나맥의 회생절차 개시 보류를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로써 다이나맥은 다음 달 29일까지 회생절차에 들어갈지 여부에 대한 결정을 보류하게 됐다.
앞서 다이나맥은 지난달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과 함께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신청했다. 법원은 같은 달 30일 다이나맥의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받아들였다.
이후 다이나맥은 채권자와 ARS 적용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으며 회계법인과 경영자문계약을 맺은 후 서울회생법원에 중소기업 교섭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해 교섭위원 위촉계약을 맺었다. 법원은 지난 14일 회생절차 협의회를 연 후 21일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하는 결정을 내렸다.
다니나맥은 다음 달 5일 회생절차협의회를 한 차례 더 열어 회생절차 개시 보류 기간을 연장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회생절차 개시 보류 기간은 최대 3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 기간에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 합의가 성사되면 법원은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회생절차를 종료할 수 있다.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한 후 후속 단계가 진행된다. 경우에 따라 채권자 과반의 동의를 받아 사전계획안(P-플랜) 절차가 진행될 수도 있다. P플랜은 채권단이 부실기업에 대한 사전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면 법원이 2~3개월 동안 강제적으로 단기 법정관리를 진행하는 구조조정 방식이다.
회생법원 관계자는 ARS와 관련해 "채무자가 정상영업을 하면서 주요채권자들과 자율적으로 사적 구조조정 협의를 진행할 수 있고, 회생절차 개시에 따른 낙인효과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