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왕좌’를 두고 벌어지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치열한 경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48년 지기(知己)’ 양사 부회장들의 상이한 경영 전략이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엎치락 뒤치락’ 치열한 순위 경쟁 = 양사의 경쟁이 본격화된 것은 2016년부터다. 2015년만까지 해도 화학업계 영업이익 1위 자리는 LG화학의 차지였다. 당시 LG화학의 영업이익은 롯데케미칼보다 2125억 원 더 높았다. 그 이전 해인 2014년에는 양사의 영업이익 차이가 무려 9599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다 2016년 롯데케미칼이 LG화학을 제치고 그 해 선두자리를 차지하면서 양사의 경쟁이 뜨거워졌다. 지난해에도 마찬가지로 양사의 치열한 순위경쟁이 이어졌다. 잠정실적 발표까지만 해도 우위를 점했던 LG화학은 불과 한 달 여 만에 ‘왕좌’를 내줘야 했다. 이어 발표된 확정 실적에서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 소폭의 차이로 LG화학을 제쳤기 때문이다.
◇ ‘같은 듯 다른’ 48년 知己 맞대결= 양사의 실적 맞대결이 더욱 관심을 끄는 이유는 박진수 LG화학 부회장과 허수영 롯데케미칼 부회장이 서울대 화학공학과 70학번 동기라는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두 부회장의 대학 졸업 이후 40년 넘게 화학업계에만 몸을 담은 ‘전통 화학맨’이라는 공통점도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같은 대학, 비슷한 이력에도 두 사람의 경영전략은 사뭇 달랐다. 박진수 부회장이 자동차 배터리·바이오 등 신사업 육성에 힘을 쏟았다면, 허수영 부회장은 화학 분야에 충실한 ‘선택과 집중’ 스타일을 고수해왔다.
◇ 하반기 승부 ‘배터리’가 관건 = 그렇다면 올 하반기 승기를 잡는 쪽은 어디일까. 이번에는 박진수 부회장의 다각화 전략이 빛을 발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화학 시황이 둔화되는 가운데, LG화학의 전지 등 여타 다른 사업 분야가 화학 사업의 영업이익 감소분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올 4분기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흑자 전환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각각 1조 2263억 원, 1조207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정치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54% 감소하는 반면, LG화학은 12.7%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