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조항 도입으로 중국 겨냥·일본은 TAG 영향 우려…브라질, 트럼프 불평에 촉각 곤두세워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USMCA는 역사적인 거래”라고 자축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무역 협정으로 미국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새벽이 밝았다”고 말했다. 나프타의 미래에 대한 긴장감을 완화한 이번 협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가장 중요한 무역 협상”이라며 “미국 자동차 제조업과 농업 부문이 특히 혜택을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USMCA 타결로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3국 무역의 틀은 유지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세계 각국이 끌려다니면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나프타의 운명은 북미 무역을 활성화한 무역협정의 가치에 대해 의심을 품고 가장 가까운 이웃을 공격하는 트럼프 보호무역주의의 핵심적 문제라고 분석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새 협정의 명칭에서 ‘자유무역’이 사라졌다면서 보호무역 색채가 짙어졌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안보를 이유로 부과하는 25% 자동차 관세 면제 대상을 캐나다와 멕시코에 각각 260만 대로 한정했다.
새 협정에는 상대국의 통화 약세 유도를 방지하는 환율조항도 삽입됐다. “환율 개입을 포함한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자제한다”고 명시했으며 서로의 집행 상황을 감시하는 협의 틀을 마련키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환율 정책에 관한 항목을 무역 협정에 담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본에서는 USMCA가 미국과의 물품무역협정(TAG)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수입차 면세 수량 규제를 두고 미국이 일본에도 비슷한 요청을 하는 등 강경한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정·재생담당상은 “이러한 움직임을 주시하며 협상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미국과 일본은 상품무역을 자유화하는 TAG 체결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브라질 정부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은 미국 기업을 불공정하게 대우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미국은 브라질의 2위 수출 대상국으로 지난해 수출 비중은 중국이 21.8%, 미국이 12.3%를 각각 차지했다. 브라질은 지난해 대미 무역에서 20억6000만 달러(약 2조2900억 원)의 무역수지 흑자를 냈다. 브라질은 미·중 무역 전쟁의 반사이익을 얻는 나라로도 꼽힌다.
한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진전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새 나프타 타결과 관련해 “중국에 북미는 함께 한다는 상당히 중요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어떤 협상도 임박하지 않았다”면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임박한 것은 없다고 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커들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달 24일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 상당에 10% 관세를 부과했으며 7~8월 두 차례에 걸쳐 총 500억 달러 상당의 대중 수입품에 25% 관세를 적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머지 중국산 수입품 2670억 달러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