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라마 연계 홈쇼핑서 제품 판매 수익
“아직 디지털 시대는 오지 않았다. 디지털로 돈을 벌 수 있어야 진정한 디지털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이우탁 CJ ENM 스튜디오 온스타일 팀장은 2일 이투데이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하나의 상품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고 홈쇼핑과 연계해 판매하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었다”며 “그 첫 번째 작품으로 팩을 소재로 한 웹드라마 ‘수블라썸’을 만들었고, 3일 홈쇼핑을 통해 해당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웹드라마+홈쇼핑… 디지털 콘텐츠의 새로운 수익모델 제시 = 하나의 상품을 주제로 웹드라마를 만들고 여기에 홈쇼핑까지 붙여 판매하는 원스톱 수익모델은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만드는 새로운 시도다. 이른바 디지털 콘텐츠의 커머스화다. 최근 CJ ENM이 인수한 CJ오쇼핑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의 커머스화가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지금까지 웹드라마 같은 디지털 콘텐츠로 수익을 내는 경우는 광고에 한정됐는데, 기존 방송에 콘텐츠와 비교해 수익이 거의 없었다.
이 팀장은 수블라썸에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이수경 씨가 직접 홈쇼핑 호스트로 나와 제품을 판매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수블라썸에 이어 또 다른 뷰티 제품을 주제로 한 웹드라마 제작도 구상 중이다. 수블라썸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CJ오쇼핑을 통해 해당 상품을 판매,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겠다는 것.
뷰티와 관련된 디지털 콘텐츠를 특화해 글로벌 시장도 두드린다. 그는 “K뷰티를 앞세워 현지 유명인이나 한류 스타를 활용해 내년에는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그룹 내 최연소 팀장… ‘1534 여성’ 타깃으로 공감의 콘텐츠 제작 = 이 팀장은 디지털 콘텐츠 태동기부터 한 우물을 판 인물이다. 2013년 CJ ENM에 입사해 처음 맡은 임무가 코미디 빅리그의 콘텐츠 마케팅이었다.
그는 “코미디 빅리그라는 방송 콘텐츠를 마케팅하기 위해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1년 만에 구독자 100만 명을 만들었다”며 “모바일 중심의 콘텐츠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고, 콘텐츠 소비 형태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을 하면서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 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이 팀장은 2106년 CJ ENM이 운영하는 라이프 스타일 본부에 자원했다. 당시 2000년대 초반 여성을 대상으로 인기를 누리던 ‘온스타일’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결국 지난해 대단위 리브랜딩을 단행하면서 온스타일의 디지털 콘텐츠를 생산하는 스튜디오 온스타일이 탄생한다. 이때 신입사원 3명과 3년 차 직원 1명이 전부였던 스튜디어 온스타일의 책임자로 이 팀장이 낙점됐다. 젊은 층을 공략해야 하는 팀의 특성상 타깃 고객의 감성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1980년대생 팀장이 필요했기 때문.
1986년생인 그는 그룹 내 최연소 팀장 자리에 오랐다. 그리고 스튜디오 온스타일은 출범 1년 만에 정규직 직원 32명, 계약직과 프리랜서를 포함하면 45명으로 직원이 늘었다.
그는 “과거 10년 동안 시청자들은 온스타일에서 선망의 대상을 찾았다면 지금은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선망의 비지니스에서 공감의 비지니스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고, 스튜디오 온스타일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스튜디오 온스타일은 기존 방송과 방향성이 다르다. 대다수 콘텐츠는 모바일 환경에서 소비되는 만큼 호흡이 짧다. 한정된 시간에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전달해야 하는 고도의 기술도 요구된다.
스튜디오 온스타일은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한다. 그중에서도 여성을 타깃으로 한다. 실제로 스튜디오 온스타일은 1534(15세~34세) 여성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에서부터 성, 젠더 이슈, 사회적 편견 같은 민감한 주제를 다루기도 했다.
청소년들이 실제 아르바이트를 하며 겪은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 ‘알바썰’은 30화까지 제작돼 3600만 뷰를 기록했다. 특히 젠더 이슈를 다룬 웹드라마 ‘좀 예민해도 괜찮아’는 12부작까지 만들어 누적 2300만 뷰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는 “스튜디오 온스타일을 단순히 디지털 콘텐츠를 잘 만드는 회사에서 하나의 미디어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