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산업의 중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4차산업혁명 기반의 보험의 역할을 확대하고, 해외사업을 확장해야 한다.”
보험연구원은 4일 오후 5시 조선호텔에서 ‘개원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하고 보험산업의 중장기 과제를 제시했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기조연설에서 "한국의 금융산업은 IT 기술혁신과 함께 저성장·저금리·고령화의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 직면해 있다"며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물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발표를 맡은 전용식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 실장은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발표에서 내년 보험산업의 수입·원수보험료는 올해보다 0.8%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작년에 이어 3년 연속 감소세다. 전 실장은 “올해보다 감소폭이 줄긴 했지만 3년 연속 보험료가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짚었다.
이런 둔화세는 생명·손해보험에서 모두 드러나고 있다. 전 실장은 생명보험의 보험료 성장률을 올해 -4.5%에 이어 내년에도 -3.8%로 예상했다. 손해보험은 증가세를 보이긴 하지만, 그 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보험업계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것은 저축성보험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 일반저축성보험과 손해보험의 저축성보험은 내년 각각 17.4%, 28.6%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연구원은 “저금리로 인한 최저보증이율 하락, IFRS17 등 회계제도와 신지급여력제도 도입, 판매수수료 체계 개편, 세제혜택 축소 등으로 저축성 보험이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2022년까지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2018년에 비해 연평균 1.7% 감소하고, 손해보험 원수보험료는 2018년 수준에서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연구원은 “OECD 주요국의 과거 25년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대여명의 증가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경제성장률과 금리 하락, 금융산업 규모 감소와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수입보험료는 65세 이상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증가하다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전 연구원은 보험산업의 수익성 하락에 대응해 내년도 경영 및 정책과제로 △수익성 관리 △보유계약 관리 △공적 보장 확대에 대한 대응 등을 제시했다.
전 연구원은 “수익성 관리를 위해서는 비용관리, 효율적 자산배분 강화, 장수위험 관리가 필요하다”며 “최근 많아지는 해약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계약 관리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불완전판매 억제, 고아계약 관리 등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공적 보장이 확대될 것을 보인다”며 “공적 보장 확대는 사적 보장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개인퇴직연금 등 사적연금 강화방안,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시대에 부합하는 실손의료보험제도 개선, 저소득층 보장수요에 부합하는 상품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연구원은 보험연구원의 중장기 과제로 성장·수익성과 소비자 신뢰 제고를 선정했다. 이를 위해 4차 산업혁명과 공적 보장제도 변화 등의 추세 극복 요인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 연구원은 “보험산업 성장을 위해 4차산업혁명 기반의 보험의 역할을 확대하고, 해외사업을 확장해야 한다”며 “공적 보장에서 소외되는 계층에 대한 보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험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는 비용관리와 보험금 누수 억제, 자산·부채종합관리(ALM) 강화 등을 꼽았다.
전 연구원은 “최근 유럽 주요 보험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이 10% 내외이고 우리나라의 자기자본이익률이 2017년 7.7%임을 고려하면 비용관리를 통한 수익성 제고 여지가 있다”며 “불필요하게 지급되는 보험금 누수를 억제해 비용관리를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엄격한 자산부채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전 연구원은 “네덜란드는 2000년대 후반 변액보험 수수료 소송으로 소비자들의 보험산업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소비자들의 보험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며 소비자의 신뢰 제고도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국회 정무위원장인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이상림 보험학회장 등의 축사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