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담합이나 시장 지위 남용 등 기업의 불공정 거래 행위 근절을 위한 ‘의무고발요청제도’가 책임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소극적 대응으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용주 의원이 7일 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무고발요청제도가 도입된 이후 올해 8월 말까지 총 280건이 접수됐고 이 중 17건 만 고발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토가 완료된 것은 266건에 달했으나 이 중에서 6.4%만 고발을 요청한 셈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대기업을 상대로 고발을 요청한 건은 SK C&C, LG전자, 아모레퍼시픽, CJ대한통운 등 단 4건(1.5%)에 불과했다.
의무고발요청제도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하지 않는 사건에 대해 감사원 및 조달청, 중기부 등에서 중소기업의 피해 정도, 국가재정에 끼친 영향, 사회적 파급효과 등을 검토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 요청하면 공정거래위원회는 검토 없이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하는 제도다. 이 법은 2013년 7월에 법률을 개정해 시행하고 있다.
중기부는 하도급법과 공정거래법, 대규모유통업법, 가맹사업법, 대리점업법 등 5개 법률안에 의거해 고발 요청권을 갖고, 의무고발요청권 심의위원회가 고발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용주 의원은 “의무고발 요청제도가 피해 기업의 평균 피해 금액으로 고발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중기부가 중소기업의 피해 사건 고발 요청을 위한 심사 체계를 강화하고, 현재의 조사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 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와 긴밀한 협업으로 중소기업 피해 등에 따른 자료 협조 체계를 재구축해서 더는 대기업에 관대한 처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